[사설]여전한 활개치는 유해 사이트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음란물 배포 사범과 음란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1151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하고 관련 사이트 876개를 폐쇄 조치했다고 한다. 또 캐나다 등 해외에 서버를 둔 주요 포르노 TV 방송국 5개사 관계자 72명과 성인전용 PC방 관계자 등도 붙잡았다고 한다.

 건전한 정보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범국민적 노력이 한창인 정보문화의 달에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이버 역기능을 조장해온 유해사이트 운영자 등이 대거 적발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의 순기능이 확대돼 우리 삶의 질을 높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의 역기능이 기승을 부린다면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엄청날 것이란 점에서 걱정되는 일이다. 이번 경찰의 단속결과는 사이버 공간에서 음란물이 얼마나 성행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인터넷이 우리 나라에 도입된 지 이달 20일로 10주년을 맞으면서 인터넷은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뿌리를 견고히 내렸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 중 어느 것 하나 인터넷과 직결되지 않은 게 없다. 이제 사이버 공간은 우리한테 제2의 생활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우리는 지식과 정보 강국을 구현하기 위해 민관이 노력한 결과 단기간 안에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전국에 구축했다. 인터넷 인구도 급증해 이미 300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감수성이 예민한 10대와 2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90%를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음란물이 인터넷에 대량 유통되고 그 정도가 날로 심해진다면 이는 국가적으로도 큰 문제다. 특히 청소년들에 미치는 악영향은 대단하다. 경찰은 앞으로 P2P 파일공유 서비스 제재와 관련해 개별 이용자보다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장치를 마련하고 P2P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역기능은 이 같은 법적인 제도적인 보완이나 단속만으로 근절되기는 어렵다. 사이트운영자나 사용자 등이 건전한 사이버문화 정립에 앞장설 때 인터넷 역기능은 뿌리뽑을 수 있다고 본다. 인터넷은 열린 마당이다. 우리가 함께 가꾸고 보호해야 할 공간이다. 만약 사이트 운영자나 인터넷 이용자가 이 같은 자율 정화와 건전한 사이버 문화 정착에 앞장서지 않고 그저 정부나 경찰의 단속에만 의존한다면 유해 정보 유통은 막을 수 없다. 인터넷의 순기능을 확대하고 인터넷의 역기능을 뿌리뽑는 일은 바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일이다. 만약 이런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지금처럼 백해무익한 음란물과 유해 사이트가 여전히 활개를 칠 것이다. 그로 인한 사회적 역기능은 심각할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IT기술을 세계에 과시하고 디지털시대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해도 건전한 사이버문화가 정립되지 못하면 진정한 IT강국이 될 수 없다.

 전국에 구축된 인프라 기반 위에 이제는 건전한 사이버 문화를 정립해야 한다. 기성세대들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적인 음란 스팸메일 단속에도 앞장서야 한다.

 이번 경찰의 단속을 계기로 국민 각자가 사이버 파수꾼이라는 자세로 IT강국 한국의 위상에 걸 맞은 사이버 문화를 확립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