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통신장비 전문 벤처기업들이 굴지의 다국적 기업과 경쟁, 프로젝트 수주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이른바 ‘다윗의 승전보’가 이어졌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그리드테크놀로지·파이오링크·제너시스템즈 등 국내 통신장비 전문 벤처기업들은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한 장비를 앞세워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프로젝트 수주전서 맞붙어 속속 제품 공급권을 따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의 승전보는 최근 시장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L4∼7스위치나 광대역통합망(BcN)과 관련된 하이테크 기술을 요하는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뉴그리드테크놀로지(대표 이형모 http://www.newgrid.com)는 SK텔레시스와 공동으로 SK텔레콤의 시그널링게이트웨이(SG) 공급권을 확보, 자사의 ‘NGSG’를 공급하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광대역통합망(BcN)의 핵심장비인 NGSG는 올 IP기반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핵심장비로 기존 유무선 전화망과 IP 패킷망 사이에서 SS7 메시징 중계기능을 제공하는 BcN 부문 주요 장비다. SK텔레콤이 본격적인 BcN 구축 및 기존의 이동망 장비와 연동하는 신호망고도화 계획의 일환으로 도입하고 있다. 중요한 사업인 만큼 시험평가테스트(BMT)에 시스코·HP 등 쟁쟁한 주요 다국적기업들이 참가했다.
뉴그리드는 이 장비를 KT BcN 테스트베드에 공식 납품한 데 이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의 장비 공급권을 획득함으로써 국내 BcN 장비 시장을 선도하게 됐다.
L7스위치 전문 기업 파이오링크(대표 문홍주 http://piolink.co.kr)는 최근 다국적기업인 노텔네트웍스와의 BMT를 통해 마산시청에 제품을 성공적으로 공급했다. 특히 이번 BMT를 통해 파이오링크는 제품의 안정성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엔터라시스의 캐시서버로드밸런서를 자사 제품으로 교체하게 됐다. 이번 BMT를 통해 파이오링크는 트래픽관리 분야의 글로벌 최강 기업인 2개 회사를 동시에 누른 셈이다.
BcN 장비 전문 회사인 제너시스템즈(대표 강용구 http://www.xener.com)도 KT BcN 사업에 미디어서버를 공급한데 이어, 다양한 BcN장비를 국내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에게 공급했다. BcN 분야는 다국적 장비업체들도 차세대 역점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등서 노텔·알카텔·산트라 등 다국적 통신장비 회사들과 경쟁, 조만간 BcN의 핵심장비중에서도 핵심인 소프트스위치를 공급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뉴그리드테크놀로지 박재승 상무는 “기술적으로 전혀 뒤질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BMT 수행 결과가 나올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면서 “다국적 기업을 이겼다는 점에서 회사 차원이 아니라 국내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성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