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이 독자브랜드로 미주 시장에 진출키로 결정함에 따라, 모토로라·오디오박스 등 미국의 전략적 제휴선과의 관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팬택계열은 팬택의 전략적 제휴업체인 모토로라와는 경쟁적 동반자의 관계로, 팬택&큐리텔의 파트너인 오디오박스와는 경쟁 관계로 선을 그을 전망이지만, 변수가 많아 계산이 복잡하다.
팬택계열은 22일 당초 미국의 유통업체인 오디오박스를 인수해 미주 시장에 진출 계획이었으나, 양사가 인수가격에 합의를 보지 못해, 그동안 추진해온 독자 진출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오디오박스는 휴대폰 판매물량의 70∼80%를 팬택&큐리텔로부터 공급받을 정도로 팬택계열 의존도가 높았지만, 미국의 한 네트워크장비업체로 인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박스와 거래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팬택&큐리텔이 오디오박스와 6년째 장기간 파트너 관계를 맺은데다, 오디오박스도 팬택&큐리텔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팬택계열 고위관계자는 “오디오박스와 관계에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오디오박스와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과 모토로라의 관계 변화도 불가피하다. 모토로라는 팬택과 지분 참여(16%)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중남미 모델을 팬택으로부터 공급받았지만, 팬택계열이 미주 시장에 독자브랜드로 진출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미주 시장을 놓고 팬택계열과 경쟁을 벌여야 할 판이다. 모토로라는 팬택 매출의 30%를 담당한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모토로라와 동반자적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며 “모토로라의 중남미 모델은 그대로 공급하고, 북미 시장에서는 모토로라와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모토로라가 한국에서 팬택&큐리텔과 경쟁하고 있지만, 중남미 모델을 팬택에서 공급받듯, 양사가 서로 경쟁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택계열은 이와 함께 올해부터 독자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유럽과 미국의 메이저 시장은 물론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도 브랜드 매출 비중을 30%까지 높여가기로 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