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최근 들어 부쩍 콘텐츠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음성통화 매출은 물론이고, 무선인터넷 등 데이터 매출도 이렇다할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음악(MP3) 등 일부 콘텐츠 사업이 일정부분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선사업자인 KT가 온라인게임·음악 등 유무선 포털 사업 강화를 시도한 가운데 이동전화 사업자들도 음악(뮤직라이브러리뱅크, MLB) 등을 시작으로 킬러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은 최근 포털사업본부에 뮤직사업팀을 신설하고, MLB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MLB란 콘텐츠제공업체(CP)를 거치지 않고 음원 권리자로부터 직접 음악 판권을 사들여 컬러링·벨소리 등을 직접 제작하는 사업모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이 지난 4월 개설한 MP3 다운로드 서비스는 여느 음악 전문사이트에 못지 않은이용자 환경과 편리함을 갖춘 것을 평가받고 있으며, 이는 향후 SK텔레콤의 콘텐츠 사업 향배를 가늠할 계기라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장은 콘텐츠 사업의 불투명한 수익성과 CP들의 반발, 수익배분 문제 탓에 공격적인 사업확대가 어렵다”면서 “다만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전문 자회사인 티유미디어가 시장진입에 성공할 경우 영화·게임·스포츠·방송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까지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KTF(대표 남중수)도 변형된 MLB 사업형태로 이동전화 사업자들과의 공조를 통해 콘텐츠 사업 강화방안을 추진중이다. KTF 관계자는 “CP와의 관계설정이나 음원 소싱방안 등을 놓고 이동전화 사업자들과 공동 협의를 진행중”이라며 “현재로선 음악이 가장 확실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콘텐츠로 보이나 향후 게임 등 기타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MP3폰을 출시한 LG텔레콤은 올 하반기 마케팅 전략의 무게중심을 음악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음반단체 등과 잡음을 겪고 있는 이 회사는 대외적인 진통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신종 MP3폰 제품군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