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알티캐스트 `신경전`

‘OCAP 미들웨어? 복수냐, 단수냐 그것이 문제로다’

삼성전자·LG전자·알티캐스트 등 3사는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KDMC(대표 박성덕, 태광계열 포함)의 데이터방송용 OCAP(OpenCable Application Platform) 미들웨어를 놓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주 금요일께 가닥이 잡힐 예정인 KDMC의 미들웨어 선정은 향후 데이터방송 미들웨어 주도권 장악이라는 점에서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데이터방송에서 미들웨어는 ‘디지털셋톱의 OS’로 불릴만큼 모든 기능의 핵심이어서, 케이블방송업계는 물론, 지상파, 위성방송쪽에서도 KDMC의 선택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방송 미들웨어는 벤처업체인 알티캐스트가 지금까지 스카이라이프의 MHP 미들웨어, DMC사업자인 BSI의 OCAP 미들웨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CJ케이블넷의 OCAP 미들웨어를 잇따라 수주, 아성을 쌓아와, 삼성전자·LG전자의 도전이 성공할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데이터방송의 미래 주도권, 한 판에 달렸다=데이터방송에서 미들웨어는 절대적 존재로 통한다. 셋톱박스에서 미들웨어는 데이터방송을 가능케하는 각종 기능과 프로그램을 돌아갈 수 있게 해 주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개념상 PC의 윈도와 유사하다. 그동안 알티캐스트가 MHP와 OCAP 미들웨어 개발에만 400억∼500억원 투자하며 ‘올인’한 이유다. 실제로 데이터방송 초기 시장이 열린 이탈리아에서 알티캐스트는 MHP 미들웨어 60∼7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스카이라이프, BSI, CJ케이블넷을 단독 수주하며 아성을 구축해왔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셋톱박스를 만드는 가전사는 ACAP 미들웨어를 앞세우며 OCAP 개발을 수면 밑에서 추진, 이제 시장에 내놓았다. 이번 수준 경쟁은 이들 2개 가전사의 시장 진입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인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들웨어를 자사의 디지털셋톱 강화책으로 삼고 있어 셋톱박스 시장에도 파급이 미칠 전망이다. 게다가 KDMC는 향후 5년간 디지털셋톱 140만대 보급을 예상하는 등 국내 최대 물량 중 하나이기도 하다.

◇원칙적으로 복수가 당연하다=3사의 승패는 ‘OCAP 미들웨어 공급업체를 하나로 할지 여럿으로 정할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KDMC측은 당초 미들웨어 제공 업체를 복수로 하면 가격 인하 효과가 있으리란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 LG전자는 자사 셋톱박스에 미들웨어를 올릴 수 있어, 시장 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전자 DM총괄의 관계자는 “오픈케이블은 본래 복수의 미들웨어를 복수 셋톱업체들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려고 만들어진 것”이라며 “KDMC만이 아니라 향후 데이터방송 전체를 봤을때 복수 미들웨어가 맞다”고 말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복수로 하면 경쟁을 통한 미들웨어 가격 인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DMC측은 “(만약 복수로 간다면)OCAP 미들웨어의 상호 호환성은 반드시 담보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선 복수 여부를 포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론 하나가 맞다=알티캐스트는 복수 선정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한다. 알티캐스트의 정혜문 팀장은 “셋톱업체가 단말기를 개발할때마다 2∼3개 미들웨어와 맞춰봐야하고 또 각종 데이터방송 어플리케이션 개발업체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다른 셋톱업체들도 단수 선정을 지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의 관계자는 “어느 업체가 되든 미들웨어는 한군데로 하는편이 낫다”며 “BSI에서 (미들웨어를 셋톱에 올려봤는데)하나의 미들웨어를 하는데도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휴맥스측도 단수 공급업체를 해야한다고 KDMC측에 의견을 전달했다.

휴맥스의 안기호 부장은 “미들웨어는 셋톱을 만들지 않는 전문업체가 해야한다”며 “미들웨어는 앞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되야하는데 그런 비용에 대해 전문업체는 우선적으로 처리하겠지만 가전사로서는 자사 제품(셋톱)이 먼저지 않겠는냐”고 말했다. 성호철기자@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