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홈` 국제표준 나왔다

세계 145개 선진 IT업체로 구성된 디지털홈 워킹그룹(DHWG)이 디지털홈분야 최초의 국제표준인 ‘가이드라인 1.0’을 발표했다.이 단체는 이번 표준발표를 계기로 워킹그룹이 아닌 공식적인 협력체로 조직을 확대하고 ‘디지털리빙 네트워크 얼라이언스(DLNA)’란 명칭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2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DLNA는 1년간의 작업 끝에 가정내 TV, PC, 오디오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데 필요한 설계표준인 ‘가이드라인 1.0’을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가이드라인을 채택한 가전제품이 연말경 첫선을 보일 예정이며 소비자들이 상호 콘텐츠 공유가 보장되는 DLNA표준제품을 쉽게 구분하도록 2005년부터 인증 로고제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DLNA의장인 스콧 마이어는 “이번 표준 제정은 가정내 모든 가전제품들이 장벽없이(Seamless) 콘텐츠를 공유하는 디지털홈 구축의 첫번째 단계”라면서 가이드라인 발표로 향후 PC와 가전제품간의 컨버전스가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DLNA의 다음 목표는 영화, 음악 등 콘텐츠의 불법복제방지기술을 표준화해 디지털홈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현재 가이드라인 1.0에는 가전제품간의 콘텐츠 복제를 제한하는 기술표준이 없어 영화, 음반업계로부터 저작권침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DLNA의 가이드라인 제시에도 불구하고 인텔과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업종이 다른 다국적 기업들이 디지털홈시장에서 일사분란하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DLNA의 표준안은 문자 그대로 가이드라인, 회원사간의 자율적 협약일 뿐 강제표준은 아니기 때문이다.게다가 애플, 리얼네트워크 같은 DLNA 비회원사가 독자 기술로 디지털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DLNA가 진정한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경우 MP3P 아이포드와 ‘아이튠’ 음악서비스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리얼네트워크는 스타즈 앙코르 그룹과 제휴해 각종 영화콘텐츠를 정액제로 다운받는 서비스상품을 이달부터 선보였다.

한편 DLNA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와 IBM, MS, 노키아, 파나소닉 등 17개 회원사로 출범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은 145개사로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전경원·배일한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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