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전자세금계산서 표준의 확산

 전자거래는 상호간 전자문서를 교환함으로써 이뤄진다. 이때 어떠한 거래 당사자든지 원활하게 협력하고 비즈니스를 함께 하기 위해서 전자문서 표준을 채택하고 활용하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전자거래에 확장형표기언어(XML)를 이용하는 경우 표준을 적용한 거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한국전자문서교환위원회에서 국제표준인 e비즈니스 확장성 표기언어(ebXML) 규격을 준용해 XML전자문서 표준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고, 전자문서를 작성하기 위한 표준 핵심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를 제정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와 같은 XML 전자문서 표준을 적용해 지난 2월, 전자세금계산서 표준을 제정했다. 전자세금계산서는 국세청에서 2001년 4월 전자세금계산서 교부에 관해 고시한 이후 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전자문서에 해당한다. 그동안 XML 전자문서 표준이 정립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수백 종의 전자세금계산서 뷰어가 개발되었고,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이나 ASP 서비스 업체마다 독자적인 방식의 전자세금계산서를 사용하고 있어 기업간 전자세금계산서의 원활한 유통에 큰 어려움을 보여왔으며, 전자세금계산서 시장확산에 장애가 돼왔다.

 전자세금계산서 표준이 정립되기까지는 2년이 소요됐다. 2002년 민간 전자세금계산서 협의회가 구성돼 자체 전자세금계산서 표준안을 개발했다. 이후 한국전자문서교환위원회에 상정돼 표준기술평가 심사를 거쳐 지난 2월 전자세금계산서 표준으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거래 상대방이 어떤 기업이든지 원활하게 거래하기 위해선 표준 전자세금계산서의 활용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내에서는 전자세금계산서 표준문서의 필요성에 대해 업계 모두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국가표준으로 제정된 표준전자세금계산서는 상호호환이 어려운 다양한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을 원활하게 유통시키는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표준이 업계에 원활하게 보급·유통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어려움이 있다.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는 물론 신규로 개발될 전자세금계산서 서비스에서 실제로 표준을 사용하도록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이러한 해결책으로 표준 인증제도가 있다. 즉 표준인증은 표준을 적용한 솔루션이나 ASP서비스를 검증하여 표준전자세금계산서를 잘 적용한 제품 또는 서비스에 e비즈니스 상호운용성 마크를 부여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전자거래의 상호유통을 보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전자거래진흥원에서는 표준전자문서가 국내 업계에 적극적으로 유통되도록 하기 위해 전자문서 표준인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표준전자세금계산서가 제정, 기준이 마련되기까지 국내 10%의 기업이 전자세금계산서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을 선점해 기득권이 있는 일부 전자세금계산서 업체에서는 표준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표준을 사용하는 솔루션이나 인증받고자 하는 서비스에 대해 반발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의 재편에 대한 업계의 민감한 반응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일부 업계의 동요에도 불구하고 모든 기업은 표준전자세금계산서 공동활용의 중요성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기업간 e비즈니스가 더욱 원활하게 유통될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기업간 원활한 협업적 거래를 가능케 하는 공동의 표준전자문서를 사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e비즈니스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내부와 기업간 정보유통의 숨통이 트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 노력을 함께 할 때, 우리는 e비즈니스 선진 한국으로 일보 전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재경 한국전자거래진흥원 표준개발팀장 jasmine@kie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