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전자·정보통신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을 집계한 결과, 두 회사의 정보통신사업부가 전통적인 주력 사업부를 밀어내고 새로운 간판 사업부로 부상했다.
24일 두 회사에 따르면 휴대폰 매출 신장과 사업부 조정 등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정보통신으로, LG전자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미디어(DDM)에서 정보통신으로 간판을 바꿔달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2010년내에 각각 세계 1위, 세계 3위 휴대폰업체를 목표로 전력투구하고 있어 앞으로 정보통신사업부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 휴대폰, 반도체 추월=이기태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의 정보통신총괄은 올해 반도체사업부가 반도체와 LCD사업부로 나눠지면서 대표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정보통신총괄은 1분기에 4조8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반도체(4조1200억원)를 앞질렀다. LCD가 2조3700억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디지털미디어(2조1700억원), 생활가전(8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연말과 대비해 정보통신총괄(14조1900억원)과 반도체(17조9000억원)의 순서가 바뀌었다.
정보통신총괄의 매출은 2분기에도 전분기보다 10% 안팎 가량 늘어날 전망이어서 반도체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보통신총괄은 오는 2010년 세계 휴대폰 1위를 목표로 매년 30% 가량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부”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총괄 관계자들은 최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은 삼성 휴대폰이 창출하는 브랜드 효과는 외형으로 나타나는 효과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브랜드인 애니콜의 가치만 2조원이 넘는다”며 “과거에는 반도체가 삼성의 브랜드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휴대폰이 이를 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정보통신이 DDM 넘어설 듯=LG전자의 정보통신사업본부는 지난해 7조4636억원의 매출을 기록, DDM 사업부(6조8853억원)를 밀어내고 1위 사업부로 올라섰다. 하지만 올해 PC사업이 DDM으로 넘어가면서, 정보통신사업본부는 간판 사업부 자리를 DDM에 내주었다. 연간 PC 매출은 7500억원 규모다.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LG전자의 누적 매출을 집계한 결과, DDM은 3조8743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정보통신은 3조11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보통신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DDM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이 추세대로라면 연내에 역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DDM이 86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당시 정보통신의 매출은 5961억원에 그쳤지만, 지난달에는 정보통신이 7152억원으로 매출을 늘리며 7396으로 매출이 떨어진 DDM을 바짝 뒤쫒았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수출이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3세대 등 특히 차세대 단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과제와 전망=그러나 이익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1분기 LG전자의 정보통신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은 3%대. 간판 사업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이익 개선이 절실하다. 같은 기간에 DDM은 6%대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업계 최고 이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보다 높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정보통신 부문이 두 회사의 간판사업부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내는 사람은 없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인 노키아와 선두각축을 벌인다는 전략이고, LG전자 역시 조만간 글로벌 톱3 자리를 노리는 상황이어서 정보통신 부문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1분기 사업부별 매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