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전화(VoIP)·방송 등 세가지 서비스를 한 데 묶은 이른바 ‘트리플서비스(TPS)’가 하반기 유선통신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하나로통신·데이콤 등 후발 유선사업자들이 TPS를 앞세워 7월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는 가운데 KT도 8월께 VoIP 서비스로 맞대응한다는 계획이다. TPS 시장 주도권을 놓고 선후발 사업자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방송을 축으로 초고속인터넷과 전화로 영역을 넓히는 SO진영과의 한판 승부도 예고된다.
TPS가 침체된 유선시장을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신규 시장으로 한차원 끌어올리고, 업계 구도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차를 가한 서비스 준비 작업=KT(대표 이용경)는 하나로통신·데이콤 등 후발 사업자들이 오는 7월부터 TPS 결합상품을 내세워 유선전화 시장에 잇따라 진입함에 따라 그동안 관망해오던 가정용 VoIP 서비스(올업 프라임)를 오는 8월께 상용화하기로 했다. KT는 홈엔·메가패스스카이 등을 통해 초고속인터넷·방송 결합서비스는 이미 출시했지만, 자사 시내전화 사업이 결합상품 규제에 묶여있는 탓에 전화서비스는 독자적인 대응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KT는 특히 후발사업자들이 TPS를 통해 전화상품의 저가전략을 취하는 것과 달리 영상전화·메시징 등 차별화된 부가가치 서비스를 VoIP 전략으로 삼았다. KT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과 방송 결합상품은 이미 오래전부터 종합유선(SO) 등 방송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기존 통신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다만 유선전화시장에 다소 위협이 있다고 보고 후발사업자와 저가 경쟁을 하기보다는 프리미엄 VoIP 서비스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하나로통신(대표 윤창번)은 이번주 자사의 시내전화 지역에는 xDSL·시내전화·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을 신규 출시하는 한편, 케이블 지역에서는 SO와 제휴를 통해 케이블인터넷·VoIP·유선방송을 각각 묶은 두가지 TPS를 선보이기로 했다. 하나로통신은 이를 위해 인터넷·VoIP·방송을 모두 수용하는 통합셋톱박스를 하반기부터 보급하되, 지역 SO와 협력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 방송서비스로 스카이라이프를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콤(대표 정홍식)은 다음주 자사 초고속인터넷(케이블) 가입자 20만명을 대상으로 서울 강남지역 등지에서 인터넷·VoIP·방송을 결합한 ‘TPS’를 시범 출시한다. 시범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보급되면 하반기 중 곧바로 상용화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나로통신과 마찬가지로 SO와의 협력을 적극 추진중이다.
◇침체된 유선시장의 대안이 될까=이처럼 초고속인터넷·VoIP·방송 결합상품인 TPS가 하반기 유선시장의 현안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하지만 극심한 침체를 맞고 있는 유선통신시장에 새로운 기폭제를 제공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이미 지역 SO들을 중심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방송 융합형으로 빠르게 바뀐 상황에서 신규 시장을 창출하기보다는 제한된 KT의 유선전화 시장을 서로 나눠갖는 꼴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여기에다 기존 가입자 기반이 취약한 후발 유선사업자들은 공략할 만한 시장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인프라나 서비스 보급·확산을 통신사업자들이 도맡지만 도리어 SO 등 방송사업자들이 융·복합 서비스의 주도권을 쥔 모양새”라며 “통신사업자들이 차별적인 규제를 받고 있는 현 법·제도를 형평성 있게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