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신장비까지 `짝퉁`이라니…

내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에 중국산 불법 위조 또는 변조된 통신장비가 대량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이 제품들은 정보통신기술협회(TITAN)의 인증을 받지 않은 불법 장비다. 이런 통신 장비가 시중에 유통되면 그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 몫이다.

 이런 장비를 구입한 사용자들이 일차 피해자다. 또 통신장비 시장의 질서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그 범위는 더 확대될 것이다. 나아가 국내 장비업체의 매출감소를 가져와 장비업계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다.

 이미 해당업체별로 위조품에 대해 사용자들에게 주의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비정품의 유통은 그렇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정품보다 비정품을 구입하는 것이 쉽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니 실상이 어떠한지 알만하다. 일선 이동통신서비스 대리점과 전자상가 등에서 거래되는 휴대폰 충전기의 경우 절반 이상이 비정품이라는 것이 업계의 추산이다.

 이렇듯 비정품이 판치는 이유는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유통가가 정품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수준이라고 한다. 일부 소비자들의 공짜심리도 비정품의 유통을 부채질한다. 하지만, 비정품을 구입할 경우 불의의 사고를 만날 수 있다. 비정품 중 휴대폰 충전기는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이다.

 우리가 비정품 유통을 막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정품을 구입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비정품을 구입했을 경우 안전도 문제지만 성능이 정품이 미치지 못한다. 제품에 이상이 있을 경우 사후 서비스도 받지 못한다. 또, 연결해 사용하는 다른 장비에까지 손상을 줄 수 있다. 가격이 싸지만 그에 못지 않게 문제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다음은 경영난에 시달리는 국내 통신장비 업체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비정품 유통이 계속되면 통신장비 시장질서가 크게 문란해 질 수밖에 없다. 정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국내 업체의 매출도 하락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제품을 만드는 업체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개발해 시중에 내놓은 제품이 싼값에 팔리는 비정품으로 인해 재고가 누적된다면 대책이 없다. 최악의 경우 경영악화를 가져 오고 기업활동을 포기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간의 땀흘려 노력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기업이나 국가적으로 득될게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앞장 서 비정품을 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자신과 국내 기업의 경영개선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다음은 세관의 통관절차를 엄격하게 해 국내 반입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세관에서 이를 적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절차나 방법을 개선해 복제품 반입을 막도록 해야 한다. 지금 IT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해당업체는 장기적으로 기술추격에서 벗어나도록 기술력 제고를 통한 품질개선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품질 경쟁에서 앞서면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단기적으로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정품과 비정품의 차이점 및 구별법을 널리 알려야 한다. 또 가능한 한 가격을 인하해 정품을 많이 구입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정부와 해당업계가 유통 시장에 대한 감시기능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