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세계에 우뚝 선 거인

IBM의 돈 아이글러(50) 특별 연구원은 극소 기술의 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과학자 중 한 사람이다.

새로운 과학 분야를 선구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이 IBM 특별 연구원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끈기있고 쳬계적인 과학자로, 아울러 모험가로 여기고 있다.나노기술업체에 투자한 멘로 파크 소재 벤처투자사 드레이퍼피셔주벳슨의 스티브 주벳슨 파트너는 아이글러 특별 연구원을 ‘빈틈없는 과학자이자 창조적인 예술가’, ‘진정한 문예 부흥기적 인물’이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아이글러 특별 연구원은 겸손하게 “자신은 공구 제작공이며 자신의 연구 결과는 ‘매우 작은 것들의 물리학’”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그러나 그가 새로운 과학 분야의 개척자라는 명성을 고려하면 주벳슨의 표현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아이글러 특별 연구원은 나노 기술의 기초가 될 여러가지 실험을 성공적으로 해왔다.무엇보다 그는 최초로 원자들을 하나 하나 움직이고 통제했다.그는 손수 제작한 주사형터널링현미경(STM)을 사용해 지난 89년 크세논 원자 35개를 I, B, M이라는 글자 3개로 배열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원자 자기 전하 방향을 역류시키는 실험에도 성공, 원자 1개를 전기 스위치로 만들었다.이 실험 결과는 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단위로 측정되는 원자나 분자를 공구나 기계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IBM 알마덴연구소의 아이글러 특별 연구원이 소속된 연구팀은 물리·화학·생물학을 통합하는 새로운 과학 분야 나노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해 왔다. 비록 나노기술을 현실에 적용하려면 수년 더 기다려야겠지만 일단 현실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컴퓨터나 직물 제조법,신약 개발과 그 투여 방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지난 90년대 초 아이글러 특별연구원 밑에서 일했던 UC버클리대 마이클 크로미 물리학 교수는 “그 분의 연구 결과는 새로운 과학 영역 탐구를 가능하게 했다”며 극찬했다.아이글러 특별 연구원은 UC샌디에고대 학부에서 물리학 과정을 나와 이후 30년 동안 물리학 학위 2개, 박사 학위 1개를 받았으며 현재 IBM 특별연구원 50명 중 1명으로 근무하고 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