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미니홈피 등 최근 유행하고 있는 1인 미디어를 탄생시킨 인터넷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는 어떻게 홈피를 쓰고 있을까.
먼저 답을 말하자면 각자 특색이 있지만 기업의 대표로서 갖고 있는 고민들을 엿볼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사장님 마음을 읽으려면 홈피에 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싸이질’이란 신조어까지 만들 정도로 미니홈피 서비스를 대히트 시킨 SK커뮤니케이션즈 유현오 사장의 미니홈피는 입구에서부터 그의 단단한 각오를 읽을 수 있다. 유 사장은 자신의 홈피 제목을 ‘싸이 안정화 7월까지’라고 적어 놓으며 싸이월드의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개인적인 글보다는 회사와 인터넷에 관한 글이 주를 이뤘다. 싸이월드가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본 사이트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29일, 유사장 홈피에는 곧바로 ‘주간 페이지뷰 1위.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SK커뮤니케이션즈에 관한 언론보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드림위즈의 이찬진 사장 홈피를 엿보면 드림위즈가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을 알 수 있다. 새로운 기기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듯 그의 홈피는 가족 사진보다 휴대폰, PDA 같은 정보기기들의 사진이 많은데 이는 드림위즈가 휴대폰, PDA 등에 진출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지난 4월 LG텔레콤과 제휴해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또 최근에는 내이게이션 기능이 있는 PDA의 명칭에 관해 네티즌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 사장은 ‘세티즌’ ‘투데이스피피씨’ 등 유명 정보기기 벤치마크 사이트를 즐겨찾기에 걸어 놓고 있어 얼리 아답터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대부분이 기업의 대표이기 때문에 홈피를 개인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기 보다 네티즌과의 의사소통에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 보였다.
이밖에 자신의 홈피를 새로운 서비스를 실험해보는 도구로 활용하는 사장도 있었다. 프리챌의 고만석 사장은 글과 사진 등 많은 콘텐츠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7월 말 새로운 서비스를 접목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프리챌 관계자는 “7월 말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와 연계하기 위해 화려했던 홈피가 썰렁해졌다”며 “조만간 화려한 홈피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