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로 버스운행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
서울시가 7월부터 버스운행정보시스템(BMS)을 운영한다. BMS는 차내장치를 설치한 버스와 종합사령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버스의 위치나 사고 정보 등을 승객, 버스회사,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첨단 교통정보시스템.
언제 어디서나 교통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개념의 네트워크를 통해 불규칙한 배차시간과 불명확한 운행정보로 얼룩진 버스의 불명예를 벗겨주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이른바 새로운 시내교통체계 도입과 함께 ‘정보로 업그레이드된 버스’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BMS로 버스의 위치정보가 실시간 공유되면 버스회사엔 운영의 효율화를, 승객에겐 시간절약을, 운전자엔 안전운행을 가능하게 한다. 과속이나 무정차 단속효과도 있어 교통안전에도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BMS가 도입되면=시민들은 인터넷이나 휴대폰 무선인터넷, 자동응답전화(ARS) 등을 통해 운행정보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기다리는 버스가 언제 올지 지금 어디쯤 있는지 발을 동동 구르던 예전과 달리 도착시간을 가늠해 시간을 쪼개 쓸 수 있게 된다. 도봉, 미아로, 강남대로에는 정류소 전광판이 시범적으로 설치돼 버스 도착예정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버스 운전자는 차량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앞뒤차와의 시간간격, 거리간격, 차량번호, 도착예정정류장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돌발사고가 났을 때 경고메시지를 받아 안전운전을 준비할 수 있고, 버스회사가 보내는 공지사항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버스회사는 화면으로 자사 버스들의 위치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배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또 노선별 버스의 운행분석과 정류장 및 노선수정 정보확보, 교통위반 등 행정처분 지원, 버스운행 통계정보 확보 등 효율적 경영에 필요한 정보도 확보할 수 있다. 공지기능으로 사고정보 등을 빠르게 공유하기도 한다.
◇어떻게 운영되나= 서울시에 운영되는 총 8000여대 버스중 5031대에 차내장치가 설치된다. 위치정보를 파악하는 GPS위성이 버스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면 이 정보를 버스에서 무선통신사업자의 무선망을 통해 종합사령실로 보내준다. 이같은 경로로 사령실에 모이는 정보는 출발시각, 버스위치 및 속도, 교차로 진입정보, 도착정류장과 시각, 출발정류장과 시각, 돌발상황 유형별 분류와 발생위치, 종점도착 데이터 및 총 운행거리 등이다.
종로소방서 5층에 위치한 종합상황실은 수집된 각종 교통정보와 이를 가공한 통계분석 정보를 버스회사나 이용자들에 뿌려준다. 운전자에는 차량탑재 단말기로, 시민에겐 휴대폰이나 인터넷, ARS로, 버스회사엔 별도 모니터를 통해 이같은 정보가 제공된다. 앞으로는 지하철역 전광판으로 차량 정보를 안내하고 버스탑승 승객들도 도착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승객용 안내기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종합사령실 구축을 통해 인구 1000만, 자동차 278만대, 시내통행량 2091만 통행에 이르는 거대교통도시 서울을 버스노선을 중심으로 네트워크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체 교통정보를 통합·관리함으로써 서울시내 교통환경을 진일보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운행정보를 받으려면=서울시가 제공하는 버스운행정보는 인터넷이나 ARS, PDA, 휴대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인터넷은 서울시 버스운행정보사이트(http://bus.seoul.go.kr) 접속후 `버스운행 정보시스템 실시간 버스정보 검색`을 클릭하면 된다. 개인별 맞춤정보를 등록하면 특정 노선의 정류장 버스도착정보를 받을 수 있다.
휴대폰은 무선인터넷에서 통신사별 메뉴를 사용하거나 주소찾기(WINC)에 접속후 번호(287#0)를 누르면 된다. 각사의 무선인터넷 주소(URL)를 직접치는 방법도 있다. SK텔레콤은 `mobile.bus.go.kr/skt.jsp`, KTF는 `mobile.bus.go.kr/ktf.jsp`, LG텔레콤은 `mobile.bus.go.kr/lgt.jsp`으로 접속한다.PDA로는 전용사이트(http://mobile.bus.go.kr/pda)에 접속해 볼 수 있다.
ARS 번호는 `1577-0287`. 287은 전화기 자판의 각각 `BUS`를 누르면 쉽게 외울 수 있다. ARS를 이용할 땐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류장 고유번호를 입력하거나 노선번호를 입력하면 도착예정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고유번호는 정류장 표지판에 부착될 예정이다.
◆전성기 지난 무선데이터망 BMS에 접목 되살아 났다
‘유비쿼터스 서비스가 죽은 망을 되살린다(?)’
삼성SDS가 주사업자로 선정돼 망을 구축한 서울시BMS에는 버스의 위치를 파악하는 GPS외에 전성기를 한참 지난 ’퇴역망’격인 무선데이터통신망이 활용돼 눈길을 끈다. 실제로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들은 한 때 무선 증권단말기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이동전화 무선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수익성 악화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번 BMS에는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중 하나인 에어미디어(대표 황태인)가 버스의 차량단말기와 사령실간 정보를 송수신하는 망으로 무선데이터통신망을 공급하고 있다. 12.5㎑의 대역폭으로 898㎒, 938㎒ 주파수를 이용하는 무선데이터망은 양방향 데이터전송이 가능하며 이동성지원, 전구간 패킷망 구현에 유리한 점이 장점이다.
에어미디어 관계자는 “채널당 2000명 동시접속, 콜 셋업이 불필요한 신속한 데이터 전송, 데이터전송결과의 신뢰성 등 무선데이터망의 장점이 실시간 정보를 송수신하는 유비쿼터스 서비스에 적합하다”고 분석한다. 특히 항상 연결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핸드오프를 지원하면서도 시스템설치가 간단하고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특징 때문에 크기가 작은 다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신하는데 적합한 최적의 망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또 다른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인 리얼텔레콤(대표 백원장)도 무선데이터통신망으로 교통정보를 수집해 공급하고 있으며 한세텔레콤(대표 박영태)도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대명사격인 전자태그(RFID)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밖에도 가로등 제어 등 텔레메트리에서도 다양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통신업계는 유비쿼터스 분야의 각종 서비스 수요가 무선데이터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윤정수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정보시스템담당관
“그동안 버스에는 배차간격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버스의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제공할 BMS가 구축됨에 따라 외면받아온 버스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입니다.”
서울시 BMS 구축을 주도한 윤정수 서울시 정보화기획단 정보시스템담당관은 “버스의 위치나 돌발상황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면 서비스의 질은 물론 버스에 대한 의미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앞으로 BMS를 비즈니스 모델과 연관시키는 작업에 앞서 수짐된 정보를 어떻게 가공해 고도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서비스를 안정화시키고 시스템을 확장시키는 것이 1차적인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 8500대의 버스중 차량단말기가 설치된 버스는 모두 5031대. 나머지 3000대는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5000대의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통신부하가 많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당분간은 개선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
윤 담당관은 그러나 “시민들이 버스정보를 직접 받으려면 휴대폰 무선인터넷이나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8900여개 버스 정류장에 전광판을 설치하려면 200억∼300억원의 예산이 소요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BMS는 버스의 도착시간 정보를 알려준다기보다 버스의 운행을 실시간 확인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를 통해 버스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시민의 편의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윤 담당관의 주장이다.
윤 담당관은 따라서 “무엇보다 아무런 정보를 갖지 못하고 있던 버스운행이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BMS를 통해 질높은 서비스로 거듭난다는 점을 주목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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