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방부가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컴퓨터의 수출까지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의회에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C넷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연례 국방 예산안을 담은 ‘국방인증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수출 승인(라이선스) 대상 컴퓨터 용량을 최하 펜티엄3급 컴퓨터로 규정, 하이테크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수출 규제 대상 컴퓨터에 대해 이처럼 엄격한 규정을 적용한 조항은 630쪽에 달하는 ‘국방인증법’ 중 한 조항(섹션 1404)에 불과하지만 컴퓨터 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C넷은 전했다.
실제 동 법안에 대해 컴퓨터 서비스업체 유니시스의 정부· 공공정책 분야 책임자이자 하이테크기업들의 비영리 기관인 ‘책임있는 수출을 위한 컴퓨터 연합‘ 회장인 단 호이디쉬는 “컴퓨터 수출을 매우 위축 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컴퓨터 판매 업자들이 수출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품의 최하위 성능은 32 인텔 아이테니엄 프로세서이다. 하지만 국방부가 마련한 새 법안은 수출 규제 대상을 ‘군사적으로 위험한 제품’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 컴퓨터의 최하위 용량은 650MHz 펜티엄3 프로세서까지다. 국방부 안대로라면 수출 규제 대상 컴퓨터 용량이 그만큼 낮아지면서 대부분의 컴퓨터가 수출승인 대상이 돼 업체가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국방부 법안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해서도 수출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어 컴퓨터업체들의 반발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번에 국방부가 제출한 법안은 이미 하원을 통과했으며 최근 상원은 논란이 많은 ‘1404 조항’을 삭제한 채 통과시켰는데 다음달 상원과 하원은 이 조항을 동 법안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의회의 한 의원은 “1404 조항이 바뀌거나 삭제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국방부 법안은 컴퓨터 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데 있어 이를 통제해야 하는가 하는 논란을 국방 분야 매파와 하이테크업체들간에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상부부는 수출 대상 컴퓨터에 대해 1초에 백만번의 연산을 처리하는 단위인 엠톱스(MTOPS:Millions of Theoretical Calculation Per Second)를 적용, 시행하고 있는데 컴퓨터업체들의 요구를 받아 들여 지난 20년간 이를 매년 높여왔다. 즉 지난 1980년대만에도 수출 규제 대상 컴퓨터의 성능이 160MTOPS가 하한선이었지만 현재는 19만MTOPS로 높아졌다.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법안은 1500MTOPS를 수출 규제 대상 하한 컴퓨터로 정하고 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