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광대역통합망의 개방성

최근 일고 있는 ‘광대역 통합망(BcN:Broadband convergence Network)’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IT 강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식정보시대의 선도국가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광대역통합망은 음성과 데이터,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이 융합된 다양한 광대역통합서비스의 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IP기반의 개방형 정보통신 인프라로서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지능기반사회구현을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다.

 광대역통합망에 대한 이 같은 기대가 충족되려면 ‘개방성’에 관한 다음 두가지의 조건이 무엇보다도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광대역 통합망 구축 그 자체에 관한 것으로 ‘기술적인 개방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즉, 앞으로의 기술변화에 대응한 개방성과 망간의 접속과 연동을 위한 개방성이다. 광대역통합망은 가능한 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그때 그때 수용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인프라여야 한다. 현재의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그 기술에 얽매이는 인프라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또, 여러 뜻있는 기업들이 각각의 비전과 전략에 따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구축하는 복수의 인프라가 서로 용이하게 접속되고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개별 인프라가 접속되고 연동하여 운용되는 즉, 이음새 없는 단일 인프라 형태로 구축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둘째 조건은 광대역통합망을 이용한 광대역통합서비스의 개발과 제공에 대한 것으로 ‘제도적인 개방성’을 들 수 있다. 광대역통합망의 효용은 결국 이를 통해 제공될 광대역통합서비스의 내용과 질과 가격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현재 정보통신부가 ‘IT839 전략’의 일환으로 의욕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8개의 서비스는 기술적으로나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정부와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많은 관련 기업들이 이들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며, 우리들로 하여금 정부 정책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신뢰감을 갖게 한다. 앞으로도 지능기반사회구현에 도움이 되고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광대역통합서비스는 이들 8개 이외에도 수없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따라서 독특한 아이디어와 연구 개발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기업과 연구 개발자들이 새롭고 수익성 있는 원천적인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창출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까닭에 광대역통신망은 기업과 연구개발자들에게 서비스사업에 진입하고 이를 영위할 수 있는 공평한 경쟁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구축돼야 한다. 광대역통신망 구축에 투자하는 기업이 그 투자에 대한 적정한 대가를 얻도록 배려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이들 망을 구축하고 운용하는 기업들에 광대역통합서비스 사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사회가 그들의 역량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다만 이런 경우 망을 구축하고 운용한다는 위치를 이용하여 서비스 사업에서 차별적인 우위를 점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앞에서의 기술변화에 대응한 개방성에 관하여는 현재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과 연구개발자들이 이의 확보를 위해 가능한 모든 고려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망 간의 접속과 연동을 위한 개방성과 제도적인 개방성에 관해서는 현행 정보통신 관련 제도가 이미 이를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 현행제도가 광대역통합망과 이를 통해 제공될 광대역통합서비스라는 새로운 여건에서도 충분하고 적정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사전보완 작업은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상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초빙교수 shkyong@kgsm.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