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컴퓨터 부팅이라는 개념을 사라지게 만들 차세대 메모리소자 ‘M램’의 시제품이 올해안에 등장할 전망이라고 실리콘스트래티지스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M램은 전기가 아닌 자기장으로 정보를 기록하는 신개념 반도체로 낮은 소비전력과 내구성, 빠른 속도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남는 비휘발성 특징까지 갖추고 있어 이 칩을 탑재한 PC를 켜면 ‘부팅’없이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인피니온과 모토로라 등 반도체 업체들은 기존 휴대형 메모리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M램을 하반기부터 시험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인피니온과 IBM은 지난달말 세계 최초로 16Mb급 M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2000년부터 기술자 80여명을 투입해 M램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이번 시제품 공개를 계기로 양산 준비를 서두를 계획이다.
인피니온측은 0.18미크론(μm) 공정기술을 적용한 자사 16Mb급 M램이 정보기록 시간이 일반 플래시메모리에 비해 100만배나 빠르고 전력소모가 극히 적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토로라의 반도체 사업부문인 프리스케일과 칩제조업체 사이프레스도 독자적인 M램 시제품 양산 스케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모토로라의 한 관계자는 “언제라도 M램의 샘플을 만들 수 있는 기술수준에 도달했다”면서 반도체 소프트웨어 오류를 잡는 과정이 끝나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니웰은 강력한 방사선에 잘 견디는 항공우주용 M램 기술을 모토로라와 함께 개발중이다.
일본 반도체 1, 2위 업체인 NEC와 도시바도 자기 스핀의 방향에 따라 저항이 달라지는 터널링현상(TMR)을 이용한 512KB급 M램을 선보이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샤프도 올해내 양산을 목표로 독자적인 제품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 선보일 M램 시제품의 성능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경우 세계 D램시장의 판도변화는 물론 M램처럼 전자의 ‘스핀’(spin)으로 제어되는 스핀소자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재료업체 NVE의 대니엘 베커 사장은 “현재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추진하는 M램의 상용화 과정에서 큰 기술적 장벽은 없다”면서 특히 M램의 낮은 구동전력은 휴대폰용 메모리에 이상적인 특성이기 때문에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