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모님을 위해 데스크톱 PC를 샀다. 전자상가로 가서 적당한 가격에 기능도 무난한 메이커 제품을 골랐다.
그런데 첫날 집에 갖고 오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평소 신경이 예민하신 부모님께서 컴퓨터에서 나오는 소음이 너무도 심하다고 불평을 하시는 것이다. 실제로 들어보니 PC본체에서 웅웅거리는 소음과 팬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판매점에 반품을 요구했으나 명백한 고장도 아닌데 소음쯤이야 그냥 참고 쓰라는 반응이었다. 할 수 없이 몇 만원을 더 들여서 이런저런 무소음 튜닝을 한 이후에야 PC는 조용해졌다. 요즘에는 컴퓨터 사양이 높아지면서 값싼 냉각부품을 쓸 경우 덜덜거리는 소음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문제는 고객이 판매점에서 PC를 구매할 때 객관적인 소음수준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제품 카탈로그에 이런 저런 PC스펙은 자세히 나와있지만 어느 정도의 소음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 소비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요즘 나오는 신형 PC는 왠만하면 쓰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성능이 향상됐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제는 PC업체가 고객을 위한 소음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PC의 소음수준을 1∼4등급 정도로 나누는 품질기준을 새로이 만드는 방안이 필요하다.
조국형·서울시 관악구 신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