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방송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규제 체계를 일원화하기 위해 통신과 방송의 통합 법규 제정이 시급합니다. 통신방송 융합법을 제정하고 방송통신위원회 같은 통합 감독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7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은 서상기 의원(58)은 미국, 영국 등 통신방송 선진국들도 통합법 체계인 데 한국만 통신법과 방송법이 분리돼 있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통신방송융합법 제정이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은 통신사업자의 방송서비스 진입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IT 강국의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라는 것. 서의원은 과기·정통·산자부의 부처 간 영역 다툼을 하루빨리 해소, 정비하고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과기부가 통합 조정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체제 정비에 따른 비효율이 예상되고 혼란에 대한 대비가 부족합니다. 또 정통·산자·국방·환경부 등 유관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대책마련도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야당의원으로서 비판과 견제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서 의원은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제2의 과학기술 중심국가와 국가혁신체계(NIS) 구축 등 과학기술·IT 정책에 대해 전체적인 동의를 하면서도 야당 의원이니 만큼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각오다.
서 의원은 상임위로 과기정위로 결정되기 전에 당 지도부에 ‘예결위’를 지원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과학기술부에서 통합 조정하게 돼 예산결산 심의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인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우대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과학기술인들이 국가 발전을 위해 오직 R&D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인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국회에 입성한 이유입니다.”
서상기 의원은 국가출연연구기관인 기계연구원장을 맡았던 경력답게 획기적인 이공계 우대 정책 수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 의원은 △청소년 과학기술 교육 △영재교육 △대학 진학, 장학금 혜택 △군복무 △취업 및 임금문제 △연금 문제 △국립과학현충원 건립 등 과학기술인들이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노력할 참이다.
“한나라당이 야당이기 때문에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공약과 정부의 정책을 철저히 점검하고 창조적 대안을 내놓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봅니다. 과학기술·IT인들이 정부에 직접 하지 못하는 말은 저에게 해도 좋습니다. 이들을 위해 여의도를 활짝 열어 놓을 것입니다.”
서상기 의원은 미국 포드자동차연구소 선임연구원, 웨인주립대 겸임교수를 마치고 지난 1980년 귀국,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쳐 지난 92년부터 6년 동안 기계연구원장을 역임했다. 기계연구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을 하며 과학기술정책 조언자의 역할을 했으며 경남미래산업재단을 설립해 산·학·연 연계 활동의 모델을 만들었다. 정치 입문 계기는 지난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과학기술 특보를 맡으면서 부터다. 서 의원은 다양한 경험으로 인해 과기계의 마당발로 불리며 편협되지 않은 사고로 주변 인사로부터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