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아운바운딩인가 인바운딩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콜센터의 큰 흐름으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던 아웃바운딩 콜센터를 두고 관련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당초 방카슈랑스 등의 이슈를 타고 관련 업계의 침체를 벗어나게 해줄 구세주로 받아들여졌던 아웃바운딩 분야가 예상과는 달리 지지부진한 실적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부 콜센터 아웃소싱 전문업체들은 아웃바운딩 부문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있으며, 일부 솔루션 기업들도 인바운딩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상황이다.
◇“빗나간 예측?”=아웃바운딩은 콜센터의 상담원이 잠재고객에게 먼저 전화를 해 영업하는 시스템이다. 고객 서비스 차원의 인바운딩 위주의 콜센터를 돈을 버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적극적인 텔레마케팅을 통해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먼저 접근할 수 있는 수단으로 부각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8월 시행된 방카슈랑스 등의 이슈는 아웃바운드 콜센터 솔루션 수요를 촉발할 것이란 기대감을 조성했다. 콜센터 운영 대행업체들은 은행권의 아웃바운드 콜센터 아웃소싱을 겨냥, 아웃바운드 관련 투자를 늘렸으며 어바이어·콘체르토 등의 주요 장비 업체들의 경우는 아웃바운딩 콜센터의 핵심 솔루션인 예측다이얼링시스템(PDS)를 앞다퉈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관련 업체들은 아웃바운딩 분야에 대한 예측이 잘못됐다며 관련 사업을 축소하기에 여념이 없다.
국내 최대 규모의 콜센터 운영 대행업체인 유베이스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콜센터 관련 업계 모임에 갔는데, 대부분 아웃바운딩 사업에 대한 매우 어두운 전망들을 쏟아 놓았다”며 “실제 유베이스도 아웃바운딩 부문을 일단 접었다”고 말했다.
◇“인바운딩으로 회귀하나”=콜센터 업계는 현재 몇년간 지속되고 있는 침체로 인해 아사 직전의 상황이다. 그 가운데 최근 몇몇 공공 프로젝트가 이슈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공공 기관의 특성상 대부분의 수요가 인바운딩 쪽에 몰리고 있다. 국산 미들웨어 전문기업인 넥서스커뮤니티 관계자는 “아웃바운딩의 경우 상반기에 100석 규모의 코리아홈쇼핑 프로젝트밖에 없었다”며, “현재 콜센터 업계를 지탱해주고 있는 증설 물량 대부분이 인바운딩 부문에 몰려 있다”고 진단했다.
◇전망=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미래의 콜센터 수요는 아웃바운딩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아웃바운딩 시스템은 도입 초기 주로 세일즈를 위해 사용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기업들의 인바운드 상담 보조 역할로 활용되고 있다. 즉 고객의 불만을 접수, 이를 해결한 뒤 서비스 만족도를 체크하기 위한 ‘해피콜’ 형태의 활용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예상했던 아웃바운드 시장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래 수요는 인바운드보다는 아웃바운드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올해 들어 급격히 위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포화상태에 이른 인바운딩 시장보다는 아웃바운딩 시장이 콜센터 업계에 더 큰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로커스테크놀로지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특별한 아웃바운딩 시스템 구축 사례는 없지만,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아웃바운드 콜센터 수요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용어설명>인바운딩, 아웃바운딩
기업의 입장에서 고객들로부터 콜센터에 걸려오는 전화를 인바운딩 콜, 기업이 고객들에게 거는 전화를 아웃바운딩 콜이라고 한다. 이전까지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콜센터의 역할이 인바운딩 콜을 처리하는 데 머물러 있었지만, 콜센터가 적극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최근 들어 아웃바운딩 콜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