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시 찾아온 기회

 정부가 7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통해 마침내 벤처산업 재육성 의지를 밝혔다. 비록 직접 벤처산업을 키우겠다고 직시한 것은 아니지만 기술 위주의 벤처기업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재정관련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우선 올 하반기 중에 기술신용보증기금에 기술평가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평가단을 신설한다고 한다. 시설장비 등 이렇다 할 담보가 없어 기술신보를 이용하지 못했던 수많은 벤처기업들에는 그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올들어 기술신보가 프라이머리 대출채권담보부증권(P-CBO) 문제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1조원의 자금을 조성해 창업투자조합과 중소기업 투자 사모펀드(PEF) 등에 지원키로 한 것도 고무적이다. 여기에 기술개발능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신제품개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는 것 역시 벤처업체에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는 이러한 정부의 의지가 어떻게 실행되느냐 하는 것이다.

 기술신보는 조직을 재정비, 기술평가 보증 업무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기술신보 측에서는 “P-CBO 보증 당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만 일부에서는 “마구잡이로 뿌려 (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주워 먹는 수준이었다”고 비아냥거린다.

 그렇다고 너무 소극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옳지 않다. 충분히 잠재력 있고 또한 지원이 필요한 업체라면 때론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창업투자조합 및 중소기업 투자용 사모펀드를 결성하는 벤처캐피털업체들도 마음을 고쳐먹어야 한다.

 그동안 불투명한 투자관행으로 인해 발생했던 부정적인 인식에서 과감히 탈피할 수 있도록 환골탈태하는 마음가짐이 요망된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많은 벤처기업들이 ‘정부가 벤처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다시 벤처에 눈을 돌렸음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 같은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벤처기업을 포함, 벤처기업 지원기관들이 다시 뛰어야 할 것이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