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잘 나갈 때 위기의식 가져라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에서부터 IT기업에 이르기까지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아직 수면 위에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신규사업으로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고려하고 있는 업체들도 숱하리라 짐작된다. 정부의 시각도 달라졌다. ‘문화도 산업이다’며 관련 육성정책이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사회적 관심 속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실제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으며 앞으로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 성장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중에서도 게임 산업은 단연 주목을 받아왔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해외 대작게임들이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고 ‘리니지’‘포트리스’ ‘한게임’ ‘넷마블’ ‘뮤’ 등의 국산 온라인게임도 연이어 성공하면서 급속히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국산 온라인게임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일본, 미국, 유럽 등이 나눠 가졌던 아시아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게임 산업은 장밋빛 미래로만 가득 찬 것은 아니다. 게임의 대형화 추세로 인해 개발 투자 및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면서 고수익(high return)에 대한 기대와 함께 높은 위험(high risk)도 증가하고 있다. 한 해 수십 개의 게임이 시장에 유입되는 반면 단 몇 개의 게임만이 수익을 거두고 나머지 게임들은 사장되고 마는 게 현실이다.

 21세기 국가 성장 원동력으로 게임 산업이 커가려면 장밋빛 전망과 청사진만 가득한 것처럼 보이는 이때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온라인게임의 시장성이 검증되면서 세계 유수의 개발사들이 온라인게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들은 먼저 글로벌하게 통용될 수 있는 창의력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핵심 아이디어를 일본이나 미국업체에서 모방하고 약간의 가공만을 거쳐 독자 콘텐츠라고 주장하는 일은 지양돼야 한다. 게임이나 방송, 애니메이션 등에서 이러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좁은 국내시장이 아닌 전세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이러한 위작 제품들이 결국은 개발회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분쟁의 여지를 제공하며 국가이미지의 손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 같은 시각도 버려야 한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개발과 함께 전문 기업간의 제휴, 결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아야만 글로벌 제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

 기업 또한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자의 특성인 감성과 직감에 의한 의사결정 과정을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경영과 결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역사 자체가 짧고 기업보다는 소수 개인의 역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콘텐츠의 기획, 제작, 마케팅, 판매 등에 있어서의 시스템화가 절실하다.

 게임회사를 운영하면서 접하는 선진국의 게임 배급회사, 영화사, 음반사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기업들을 보면 시스템에 의한 경영과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면에서 한국기업들이 아직 많이 뒤져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해외 기업들과의 교류를 통한 지속적인 학습, 장기적인 인력 양성, 해외인력의 채용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선진적인 경영기법을 수용하고 변형함으로써 필요한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기업문화를 이뤄 나갈 때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경쟁력 또한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은 글로벌 시대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면서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다. 우리는 이미 9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의 몰락에서 국내 시장의 성공에 안주하고 만족한 결과가 무엇인지 뚜렷이 보고 있지 않은가.

 <김영만 한빛소프트 대표 ymkim@hanbitsof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