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DTV 세계시장 석권해야

 디지털TV(DTV) 전송방식이 타결됨에 따라 가전업계가 제2의 가전산업 도약을 위해 DTV에 대한 투자와 생산, 시장확대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기대를 갖게 하는 일이다. 정부가 가전업체와 공동으로 국민에게 저렴한 DTV 보급을 추진하는 것도 의미가 상당하다. 이미 정부와 가전업체는 저가의 국민 DTV 보급을 위한 실무방안까지 논의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정부와 기업간 산업활성화를 위한 이런 공동 보조 노력은 지속해야 할 일이다.

 이번 전송방식 타결은 그간 극심한 내수침체에 시달려 온 가전업계에 새 활력소가 될 것이다. 가전업계는 당장 DTV를 발판으로 그간의 내수불황을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 디지털가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아래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번 DTV 보급이 지난 80년 컬러TV 방송 실시에 이어 제2의 가전산업 중흥기를 맞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DTV는 기존 아날로그보다 화질과 음질이 뛰어나 우리의 노력 여부에 따라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는 조건과 능력이 있다고 본다. 당장 내수시장에서는 그동안 제품 구입을 망설여 오던 소비자들의 DTV 제품 구매가 늘어날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 그런 징후가 뚜렷하다. 정부도 올해 말께면 국민 80%가 DTV를 시청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조업체들도 하반기 DTV 시장은 상반기 대비 30% 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DTV시장 규모도 급성장추세다. 조사기관들은 시장 규모를 2005년 220억달러, 2006년 330억달러 등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전업체들이 DTV 방송에 대비하여 그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 및 고품질 제품 개발에 대한 추가 투자를 늘리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한다면 나라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서울올림픽에서 보여준 첨단 IT기술을 세계에 과시한 바 있는 가전업계가 아테네올림픽과 연계해 적극적인 고객밀착 마케팅전략을 벌인다면 그 성과는 대단할 것이다. 이번 조치는 DTV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과 주변기기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관련업계는 DTV로 내수 극복과 수출시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과 투자에 소흘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 국내 업체간의 과열경쟁으로 시장 질서가 혼탁해 지거나 해외 시장에서 저가판매 등의 부작용이 일어나 않도록 해야 한다. 이보다는 첨단 기술과 다양한 제품군, 가격 차별화 등으로 시장 경쟁을 해야 해외에서 국산 제품의 성가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DTV의 내수보급 확대는 방송의 품질개선이나 서비스 질과 맞물려 있다. 시청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방송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도청소재지의 방송 개시 일정 등에도 차질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시청자들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무리 화질과 음질, 방송콘텐츠가 우수해도 시청자 부담이 지나치면 DTV 구입의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방송 관련 국가표준 등도 우리가 주도해야 할 과제다.

 DTV는 디지털혁명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DTV가 반도체와 휴대폰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수출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