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을 맞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고속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새로운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1975년 설립된 MS는 그동안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면서 고속 성장가도를 질주해왔다. 하지만 주력인 PC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경쟁 플랫폼(리눅스)이 부상하면서 과거에 비해 명성이 바랜 게 사실이다. 여기에 야심차게 추진했던 일부 사업들(X박스, 비즈니스 SW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고속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처럼 시장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MS는 새로운 변신을 요구받고 있는데 최근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가 자사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메모는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당시 메모에서 발머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경비를 10억달러 절감하겠다”며 친주주적인 발언을 했다. 발머의 이같은 발언은 MS를 비롯해 상장사들의 향후 주가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도 한몫 했는데, MS의 전체 매출에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9년 50%에서 지난해 59%로 해마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래없는 경비절감책과 함께 MS는 580억달러라는 막대한 현금을 주주들을 위해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MS 비판자들은 그 동안 MS에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도 주주들을 위해 하는 일이 없다”는 비난했는데 이에 대해 MS는 “독점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아직 자금을 함부로 쓸 때가 아니다”며 방어해 왔다. 그러나 최근 미 연방법원이 MS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MS는 이제 580억달러의 거액을 주주들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 밝힐 때가 왔다. 이와 관련, MS는 오는 29일 열리는 애널리스트들과의 모임에서 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MS가 자사주 매입에 400억달러를 쏟아 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면서 “게이츠와 발머 등 MS 고위경영자들이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해 발전 가능성이 아직 많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MS의 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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