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의 전송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현행 미국식(ATSC)을 유지하는 쪽으로 타결됐다니 다행스럽다.
이렇게 전격적으로 타결될 걸 가지고 지난 몇년간 왜 그렇게 아웅다웅했는지 모르겠다. 좌우간 이번 타결을 계기로 정부는 디지털방송 지역을 올 연말까지 도청 소재지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디지털TV 확대에 적극 나설 모양이다.
업계도 디지털TV가 현재의 아날로그TV보다 화질이 무척 우수하다고 강조하면서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 태세다. 실제 디지털TV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80년대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뀐 컬러혁명에 버금가는 디지털 혁명이라고 불리는 걸로 알고 있다. 가전업계는 디지털TV 국내 시장규모를 올해 80만대에서 내년에 120만대(약 4조원)로 잡고 있고, 정부도 오는 8월 열리는 아테네 올림픽을 국민이 볼 수 있도록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먼저 고화질TV로 중계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와 가전업계의 이런 적극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수백만원대나 하는 디지털TV는 일반 서민이 사기에는 그림의 떡이다. 정부 바람대로 디지털TV가 침체된 내수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또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도구가 되려면 가격이 보다 떨어져야 할 것이다. 가전업계도 물건 팔아먹는 마케팅에만 골몰하지 않고 기술 개발을 통해 보다 저가의 디지털TV를 내놓는 데 더 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최은숙·관악구 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