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맞춰 그간 정비하지 못한 관계법령에 대해 차분히 점검해나갈 계획입니다. 과학기술, 정보통신 산업 발전에 장애되는 요인을 개선하고 이에 맞는 입법안을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권선택 의원(49·열린우리당)은 “과기·정통 분야의 투자와 개발이 이뤄져야만 5년 뒤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다. 정부가 직접 이끌고 나가는 것은 통상마찰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해 제시하고, 국회는 관계법령을 정비하는 역할분담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권 의원은 정부의 역할, 특히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응용기술의 상품성을 인정받는 신성장동력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응용기술은 실제현장에 적용돼야만 상품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응용기술 기반이 강한 우리나라로서는 미국, 일본 등보다 앞선 통신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그는 그러나 “테스트베드가 기술종속화라는 문제를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세계 시장을 선도할 기술력이 있는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기술종속의 우려가 있다는 것. 권 의원은 “국가간 협력사업을 유도해 기술종속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다만 무조건적 기술독자선언보다는 상황에 따른, 융통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77년 행정고시에 합격, 충남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마지막으로 물러나기까지 26년여 간의 공직생활 때문인지 사안의 앞뒤를 고루 짚는 분석력이 돋보였다. 17대 과기정위에도 여당측 위원으로 일찌감치 합류해 꼼꼼하게 현안들을 짚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통부의 고민거리인 WCDMA 투자문제에 대해서는 “기술진화와 시장 메커니즘 사이의 갈등으로 본다”며 “최근 기술의 변화에 따라 사업자들이 전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데, 조만간 시장 내부에서 기술적 해결이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와 민간의 관계 측면에서 볼 때 규제냐, 비규제냐 하는 문제로 비화될 수 있지만 시장을 고려한 정책을 전제로 협조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는 해법을 내놨다.
통신방송위원회 설립에 대해서도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는 (기술과 시장의) 측면에서 접근돼야 한다”며 “부처간 이기주의로 위원회의 목적이 변질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통신과 방송은 물론 금융, 문화, 산업전반에 통신의 영역이 넓어지는 등 통폐합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며 “통신방송위원회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전반의 통합현상을 규제하고 통제하려는 수단이 아닌, 미래를 대비하는 기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은 우리의 미래”라며 “지금 우리가 IT강국이 된 것도 70년대부터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풍토를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따라서 R&D 자금 기획 조정의 개혁은 중복투자를 막고 선택적 기술개발을 하기 위해 중요하다”며 “과기부의 격상은 조직확대가 아니라 과학기술 부문의 중요성 증대에 따른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77년 최연소 행정고시 수석합격(22)으로 공직에 들어온 이래 내무부, 충남도청, 청와대, 행자부 등을 거친 정통 엘리트 관료출신.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비서관으로 발탁됐으며 2004년 대전미래발전연구소장을 역임했다. 대전고, 성균관대를 졸업했으며 서민적 풍모와 특유의 친화력이 강점.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