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도입된 유무선 번호이동성제 도입 시기가 적절했으며 경쟁 활성화 및 시장 확대 목표가 일부 달성됐다는 중간 평가가 나왔다. 또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말기 이동성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필요성을 검토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이주헌)은 13일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의 현황 및 성과 검토’라는 제목의 이슈리포트를 발간하고 올 상반기 번호이동성제 도입에 따른 제한적 성과로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소폭 하락 및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에너지 활성화를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번호이동성제 도입 이후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점유율(가입자 기준) 소폭 감소해 경쟁구도의 변화가 일어났으며 △번호이동성제 도입 후 6개월 동안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260만 명 증가(2003년 월평균 0.3% 수준에서 2004년 5월 1.5%로 증가율 급증)해 시장 확대 효과를 봤고 △이동통신사 간 마케팅 경쟁이 심화됐다.
그러나 가입자 유치·유지를 위해 이동통신 사업자가 과도하게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장기약정 할인제도를 보편화한 것은 번호이동성 제도의 장기적인 성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보고서는 추가적인 이동통신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환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단말기 교체 비용에 대한 장기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업자 별로 주파수 대역 편재로 셀룰러와 PCS 단말 호환성이 없어 특정 사업자 전용 단말기 구입에 소비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장기적으로 사업자 간 ‘단말 이동성’을 위해 기술적, 경제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ISDI 이홍재 박사는 “번호이동성제는 소모적 가입자 쟁탈전이 아니라 신규 서비스 개발 및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번호이동성제의 목적을 실현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성과를 분석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내전화 번호이동 건수는 2004년 6월 말 현재, 전국 19개 통화권에서 5만8000여 건, 이동전화는 지난 1월부터 6월간 145만 건이 SK텔레콤에서 타 사업자로 이동 됐다. 이 기간 중 전체 이동자(010 신규가입자 제외)의 59%인 85만8000명이 KTF로, 41%인 59만6000명이 LGT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