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이후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하이테크 경기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반도체, PC 주변기기 등 하드웨어(HW)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2분기(4∼6월) 실적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은 예상 실적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경기 양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미국 340여개 IT기업들의 2분기 예상 실적의 경우 절반 이상 업체가 전분기 대비 하향 전망을 내놨고 상향업체는 3분의 1 정도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는 사업 분야 및 기업 규모에 따라 경기 회복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향후 미 하이테크 경기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 2분기 결산에선 특히 기업용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이익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관리 업체인 베리타스소프트웨어는 지난 분기 주당 최대 이익 예측치를 0.23달러에서 0.1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판매가 기대 보다 저조했다는 것이 이유인데 발표 후 주가가 36%나 하락했다.이에 앞서 씨벨시스템즈, 피플소프트 등도 지난 주 잇따라 매출 및 이익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반해 PC 및 디지털 가전용 반도체 출하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업계는 전분기에 이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 등이 이익폭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 반도체 설비 가동률은 99%로 거의 풀가동 상태인데 PC용 D램을 필두로 재고 압박 마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설비 증강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향후 시장 예측은 하이테크 경기 전반에 대한 우려가 많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리먼브러더스는 향후 실적과 관련해 HW·SW업계 전반의 경기 둔화를 예상했다.패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마이클 맥코넬 애널리스트는 “2분기 대만 PC 보드 판매는 14% 감소했다”며 “3분기 판매전망 역시 이전 전망치보다 5% 정도 하락한 15∼20% 증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맥코넬은 인텔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회사 측이 재고 감소를 위한 확실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