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왕 부동산 개발자로 되돌아왔다

 세계적 소프트웨어업체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의 창업자인 찰스 왕이 부동산 개발업자로 컴백해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찰스 왕은 CA 본사가 있는 뉴욕주 아일랜디아 근처 오이스터베이에 콘도미니엄, 상가, 호텔 등 대형 건물을 짓기 위한 부동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1944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계 이민 2세로 1976년 CA를 설립했으며 수백만달러를 가진 거부 겸 컴퓨터업계 거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는 CA 회계 부정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난 2002년 11월 은퇴했는데 이후 컴퓨터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머리에서도 점차 잊혀졌다. 그런 그가 부동산 개발이라는 생소한 아이템을 들고 다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다.

 타임스에 따르면 왕은 뉴욕시 동쪽 롱 아일랜드 북쪽 해변에 자리 잡은 오이스터 베이 땅을 지난 4년간 소리 소문 없이 사들였다. 그리고 올해 봄에 이곳과 인접한 플레인뷰 라는 곳에 67만평(166에이커)에 걸쳐 호텔을 비롯한 대규모 시설을 짓겠다고 선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왕은 롱아일랜드 지역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그동안 이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미쳐왔는데 오랫동안 경영난에 허덕이던 아이슬란더 하키 팀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롱아일랜드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으며 특히 땅 개발을 통해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어한다고 말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 회사 비전 롱 아일랜드의 사장 에릭 알렉산더는 “왕에게 있어 (부동산 개발로 인한) 이익은 순수한 동기가 아니다. 단지 그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성취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왕이 컴퓨터가 아닌 부동산 분야에서 이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롱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을 먼저 설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지역 일부 주민들이 왕의 부동산 개발에 대해 교통 혼잡 등을 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자들은 “왕이 부동산 개발을 통해 거액을 벌려 하고 있다”고 의구심을 보내면서 반대 캠페인과 청원서를 돌리고 있다. 반대자들은 왕이 CA를 일군 과정을 주목하면서 왕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가 CA에 재직시 라이벌 업체를 닥치는 대로 인수하면서 CA를 성장시켜왔기 때문이다. 그의 전 동료 중 한 사람은 “왕이 자신의 비전과 아이디어를 의심하는 사람에 대해선 인내심이 없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주민의 반대에 부딪히자 왕과 그의 부동산 회사인 아이슬란드 프로퍼티스와 노던 베이 디벨로프먼트는 플레인뷰 중학교 강당에서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설명회도 가졌지만 반대자들은 여전히 “조용한 마을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