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의 IT839 전략은 신규 정보화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사전평가제를 통한 엄밀한 평가와 예측이 필요합니다. 민간영역 IT투자의 방향제시라는 면은 긍정적이나 그 과학성과 현실성은 이제부터 검증해봐야 합니다.”
유승희 의원(44·열린우리)은 정통부가 통신서비스와 제조업 육성 외에 사회전반적인 영향까지 면밀히 분석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문제제기했다. 정통부가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의 청사진으로 내세운 IT839전략에 대해서도 “정부가 내년 시행예정인 신규정보화 사업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사업 사전타당성 분석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메스를 댔다. 유 의원은 특히 “정통부는 IT839가 야기할 국민 삶의 문화적 변화양상에 대해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간이 기술혁신의 수동체가 아니라 적극적인 삶의 주체라는 면에서 IT839전략에 따른 국민 IT생활의 혁명적 변화와 인권, 정보복지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정보화촉진기금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통부 정책의 난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지금까지 산업논리에 경도된 측면이 많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정책의 효율성, 목표의 합리성, 시민사회의 공공적 관심사 반영정도에 대해 점검해볼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사업자들의 영업정지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정통부에 주문했다. “번호이동성 제도의 도입에 따른 시장의 혼탁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인데, 정통부가 이를 미리 대비하고 제대로 정책을 폈는지를 비판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영업정지 처분이라는 사후약방문 대신 시장 정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죠.” 유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과기정위 상임위 정통부 업무현황 보고에서도 시장 정화에 대한 정통부의 대응이 미흡하지 않았느냐고 강도높게 추궁해 눈길을 끌었다.
통신시장 경쟁정책은 ‘유효경쟁정책’이 ‘퇴출장벽 구축정책’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했다. “(통신사업자 간)다자 경쟁구조는 유효경쟁체제 구축을 위해 유효한 정책방향입니다. 그러나 유효경쟁이 아니라 퇴출장벽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시장기능의 근본적 왜곡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유 의원은 소비자관점과 통신산업의 공익성 관점에서 유효경쟁체제의 현실화와 합리화를 위한 개선노력을 정통부에 주문했다.
WCDMA 투자문제에 대해서는 사업자와 정통부의 책임있는 과감한 결단을 요구했다. “4년 동안 기약없이 서비스를 연기해온 사업자들은 이제 사업권을 반납하든지, 그동안 개발된 (HSDPA 등 3.5G개념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입논의를 본격화해야 합니다.”
과기부 장관의 부총리 격상과 R&D기획 및 정책총괄 수행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내린 반면, “그간 국가과학기술정책의 혼선과 예산의 비효율적 운용, 산적한 과제 미해결 등은 주무부처인 과기부의 책임도 크므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과기부는 특히 정책과 추진역량이 불충분하다고 봅니다. 과학문화 창달, 이공계지원, 과학기술 교육체계 혁신 등의 면에서 분발이 필요합니다.”
유 의원은 이화여대 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기독교 사회운동에 뛰어든 이후 경실련 발기인,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를 거치며 NGO활동을 해왔다. 98년 새정치국민회의 여성국장, 민주당 여성국장,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문화여성분과위원회 전문위원, 열린우리당 조직총괄실장을 지낸 뒤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등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