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보호를 위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IT 기업들과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이 손을 잡는다.
C넷에 따르면 IBM, 인텔,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파나소닉 등 하이테크 기업들은 워너브러더스, 디즈니 등 할리우드 영화사들과 함께 홈네트워크 상에서의 디지털 콘텐츠 호환을 위한 표준 연구와 불법 복제 방지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동맹 결성에 합의했다. 공식 발표는 14일(현지시각) LA에서 열리는 콘텐츠 보호기술 워킹그룹(CPTWG) 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C넷은 최종 발표 때는 참여 업체가 일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결성되는 동맹이 성공적으로 목표를 수행해 나갈 경우 소비자들은 고화질 영화를 다운받아 PC에 저장하고, 이를 TV로 시청하거나 휴대장비로 옮겨 여행하면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는 콘텐츠 포맷이 제각각이고, 저작권 보호체계도 서로 달라 불법복제가 아닌 이상 서로 다른 기기에서의 콘텐츠 호환이 불가능했다. 심지어 저작권 침해 우려 때문에 방화벽 등 다른 기기에서의 콘텐츠 이용을 차단하는 기술까지 도입되어 있다.
하지만 미래의 홈네트워크에서는 컴퓨터, 녹화기기, 가전제품 등 집안의 모든 전자기기가 연결되기 때문에, 영화·음악·게임·소프트웨어 등 콘텐츠도 단순히 한 기기에서만 사용하게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기기에서 호환이 가능한 콘텐츠 표준과 불법복제 방지 기술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전시회에선 거실 TV로 디지털 콘텐츠 영화를 보기 시작해 침실 TV로 옮겨가서 계속 시청하는 기술이 업계와 소비자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IT 기업들과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힘을 합치기로 했음에도, 동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서로 다른 두 진영의 목표를 절충하는데 있다. IT 기업 측의 목표는 가정의 디지털화와 소비자들의 디지털 콘텐츠 이용 증가로 거두는 수익 증대에 있다. 반면 영화사와 음반사 등은 콘텐츠 판매와 냅스터 등을 통한 콘텐츠의 불법이용을 막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IT 기업들과 할리우드 영화사들 간의 접촉이 잦아지는 등 서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동맹의 미래는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