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 월가의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재고 부담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향후 반도체 경기의 악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인텔은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한 80억5000만달러의 매출과 전년 동기대비 92% 성장한 17억달러(주당 27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인텔의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에 거의 부합하는 것으로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이 2분기에 81억달러의 매출과 주당 27센트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 역시 6월 중간 집계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이 80달러∼82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월가에선 인텔의 2분기 실적 발표를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기다려 왔다. 최근 몇주 동안 일부 애널리스트들을 중심으로 기술주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들이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미 메릴린치는 인텔의 실적 발표 전에 인텔 등 반도체 업종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인텔 제품군의 수익성 하락과 재고 비중이 공장 가동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인텔이 이날 발표한 실적을 보면 그동안 제기됐던 재고 부담 우려가 어느 정도 사실임을 입증했다. 2분기 동안 재고가 거의 4억2700만달러 수준에 육박했는데 특히 전체 재고 중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인텔의 CFO인 앤디 브라안트(Andy Bryant)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생산량 조절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텔의 이익률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반도체 경기의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는 요인이다. 인텔은 2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59.4%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회사측이 당초 제시했던 60∼61%보다 낮은 수치다. 이는 2분기말에 예상치 못했던 그랜츠데일 의 리콜로 3800만달러의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란 게 인텔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인텔은 마진률이 낮은 플래시 메모리와 칩세트,마더보드 등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연간 매출총이익률이 당초 62%에서 60%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2분기 실적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이 지역 매출은 총 36억6100만달러로 1분기 전체 매출의 40%에서 45% 수준으로 높아졌다. 유럽과 일본이 각각 16억6500만달러(21%)와 7억6700만달러(10%)로 비중면에서 전년 같은 기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하지만 북미 판매량은 19억5600만달러로 28%에서 24%까지 떨어졌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인텔 지역별 매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