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휴대폰업계 CEO 관련업체에 새 둥지

구조조정 등 경영의 어려움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선 경영에서 물러났던 휴대폰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부품 등 정보기술(IT)업계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해 초 텔슨전자 사장직에서 물러났던 한남수 전 사장은 최근 휴대폰 전문 아웃소싱업체인 비엠테크놀러지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텔슨전자의 생산현장에 8년간 경험을 높게 산 회사측에서 한 사장을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한 것이다.

한남수 비엠테크놀러지 사장은 “국내 휴대폰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자기기수탁제조서비스(EMS)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생산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십분 발휘해, 회사를 휴대폰 전문 EMS 업체로 키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6월까지 중견 휴대폰업체인 맥슨텔레콤 CEO로 재직했던 김현 전 사장은 올해 3월 휴대폰 부품업체인 피앤텔의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피앤텔과 휴대폰업체간 가교 역하를 맡은 김 고문은 “국내 부품 산업도 휴대폰 산업 만큼이나 전망이 밝다”며 “휴대폰업계에 종사했던 경험을 살려 회사가 국내 휴대폰업계는 물론 해외업체들과도 비즈니스를 원할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휴대폰 관련업계의 주요 요직으로 복귀하면서, 전직 휴대폰업계 거물급 CEO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났던 홍성범 전 텔슨·맥슨텔레콤 회장과 모토로라에 보유 지분을 전량 넘긴 이가형 전 어필텔레콤 사장도 멀지 않은 시점에 IT업계에 복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또 지난해 이가형 사장에 이어 어필텔레콤 사장으로 취임했다가 6개월만에 CEO에서 물러난 배인탁 전 사장도 관심거리다. 휴대폰업계 관계자는 “메이드인코리아 휴대폰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고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품 등 관련업체들이 휴대폰업계 주요 인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특히 현직에서 물러난 CEO들의 주가가 높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