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 기대서는 방송장비업체가 자리잡기 힘들다. 처음부터 자기 아이템에서 세계 1위를 노려야 한다.”
야마다 히로시 케노푸스 회장은 잘라 말한다.
케노푸스는 83년 일본 고베에서 영상편집보드 업체로 설립된 뒤 20년이 지난 지금, 저가형(1000달러 전후) 영상편집보드 및 비선형편집기(NLE) 시장에 세계 1위를 차지한 업체다. 국내에서도 DV스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 케노푸스는 초창기에 일본 국영방송국인 NHK가 공모한 공개 장비 입찰을 따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측면이 강하다. 야마다 회장은 “방송국의 입찰은 요구 사항이 많아 이를 일일이 다 맞추다보면 수익 측면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케노푸스도 일본 시장을 벗어나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성장 궤도에 올랐다”고 평한다.
아직 세계 방송장비 및 솔루션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한 국내 업체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시장 공략을 추천한다.
“방송장비 중에서도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지금 노리는 것은 사실 어렵다”는 야마다 회장은 “한국업체들이 도전할 시장은 방송 소프트웨어다”라고 조언한다.
현재 케노푸스는 전세계 75개국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한편 케노푸스USA, 케노푸스UK, 케노푸스저머니, 케노프스차이나, 케노푸스오스트레이일라, 케노푸스이태리 등 6개 지사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케노푸스의 한 단계 넘어선 도전이 시작된다.
바로 하이엔드 NLE 시장 공략이다. 야마다 회장은 이번 방한을 빌어 자사의 고선명(HD) NLE인 ‘HDWS 1000’의 첫 선을 보였다. ‘고기능 저가격’을 원칙으로 삼는 케노푸스가 하이엔드 시장 장악을 선언한 셈이다. 물론 소니 등 하이엔드분야 주도업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내놓을 방침이다. 성능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바로 하이엔드 시장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제품은 또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올 연말께 출시예정인 HDV카메라에도 대응할 수 있어 주목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HDV카메라 영역에 가장 먼저 맞춰진 편집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야마다 회장은 사실 재일교포로 한국 이름은 ‘이광사’다. 그는 “케노푸스도 어떤 의미에선 한국 기업아니냐”며 모국에 대한 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