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KISDI 별들 다시 뭉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원장 이주헌)은 내년 설립 20주년을 맞아 연구원 출신 오비(OB) 모임인 ‘통우회’ 재건에 나선다. 연구원은 통우회를 재개하고 모임을 정례화하기 위한 조직화를 주도하고 있다. 노규형 리서치앤리서치 사장(51)이 회장을 맡고 있는 통우회는 3년여 전부터 이렇다할 모임을 갖지 않았으나, 연구원에 화답해 최근 학계 진출인사들을 중심으로 재기움직임이 활발하다. 신임 회장으로는 최고참급인 황두현 홍익대 교수(57)를 추대할 움직임이다.

 연구원 출신 OB들은 네트워크산업인 통신시장에서 규제정책을 다루는, 이른바 통신경제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통신규제 정책은 최근 접속료 조정에서 SK텔레콤의 접속료율을 10원 가량만 낮춰도 수익감소가 2400억여원에 달할 정도로 사업자 입장에선 민감한 부분. 이 때문에 통신경제학을 우리나라에 들여오면서부터 규제이론 연구를 주도하는 이들의 움직임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 경제·경영학과 출신인 연구원 OB들은 주로 학계에서 통신정책을 주로 다루는 정보통신정책학회를 중심으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봉호 서울여대 교수(50)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김동주 고려대 교수, 이명호·최선규 명지대 교수, 김용규 한양대 교수, 이내찬 한성대 교수 등이 주요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학회 고문인 김세원 서울대 교수(65)는 88년 통신개발연구원 초대원장을 재직했으며 황두현 교수는 전임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방송·뉴미디어 분야에는 황상재 한양대 교수 등이 있다. 80∼90년대 주로 경제·경영 학과로 2000년대에는 주로 정보통신 분야 신설 학과의 교수로 임용된 연구원출신 OB는 줄잡아 50여명을 넘을 것이라는 게 KISDI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에 임원으로 진출한 OB는 주로 SK텔레콤에 몰렸다. 조신 SK텔레콤 커스토머 부문장(47)이 대표적이고 한수용 정보통신연구실장(상무), 서정원 정책협력실장(상무), 정태철 정책협력팀장(상무) 등 주로 전문 분야인 정책연구와 정책협력 부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KTF에는 한솔엠닷컴 출신인 한훈 전략기획부문장(전무)이 회사의 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윤창번 전 원장의 대표이사 취임으로 하나로텔레콤에도 오정택 영업부문장(부사장), 길형도 인력개발팀장 등 KISDI출신이 발을 들였다. 이 밖에 각 업체 실무진으로의 이동도 적지않은 숫자다. 전 원장 중엔 1, 2대 원장을 역임한 김세원 서울대 교수와 조백제 명지대 부총장이 정보통신대학교(ICU) 총장 선임시 후보로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고, 5대 원장인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17대 총선, 당의 참패속에서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통우회 한 관계자는 “연구원 출신 인사들이 정보통신 학계와 업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정책과 전략 부문에서 주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로 학계의 결속이 끈끈하다”고 말했다. KISDI는 지난 85년 통신정책연구소로 설립된 이후 88년 통신개발연구원(87년 통신개발연구원법 공포), 97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현재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사회 연구회에 소속돼 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