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파수 대역 `대수술`추진

유럽 각국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주파수 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주파수 대역의 조정 및 재배치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주파수 대역조정은 유럽연합의 권고안에 따라 주파수의 판매나 교환을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자의 사업영역 변경 △유럽지역 외 통신사업자의 유럽시장 진출 등 성숙단계에 접어든 유럽 휴대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C넷 보도에 따르면 이미 일부 주파수 대역에선 재배치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파수 재배치가 필요한 이유는 전파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반해 이를 이용하려는 신기술은 계속 늘면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주파수 관리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주파수 재배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주파수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넥스텔의 주파수를 공공용 주파수와 교체하는 것을 승인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규제당국의 허가를 얻을 경우 주파수 판매나 교환이 가능하다.

 유럽 각국은 주파수 교환에 대해 두 가지 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나는 사업자들 자율에 맡겨 업체들 간에 주파수 매입과 매각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강제로 주파수 대역을 지정해주는 방법이다. 사업자들은 자율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분야이기 때문에 규제 성격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조만간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파수 대역 재배치는 사업자들에게 막대한 비용과 사업상의 변신을 요구하는 일이다. 때문에 규제기관들의 주파수 교환 허용 여부에 관계없이 주파수 교환에 관한 규제 완화만으로도 통신산업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애널리시스 리서치의 휴대폰 애널리스트 로스 포우는 “현 규제 정책하에서는 사업자들 간의 주파수 판매나 교환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주파수 대역 변경은 사업자들이 경쟁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만약 기업 자율에 맡겨 진행이 지지부진하게 되면, 기업 스스로 현 비즈니스모델의 안정성을 불신하게 만들어 결국 기업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른 시일 내에 주파수 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안정된 주파수 대역을 기반으로 와이맥스와 같은 무선 인터넷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