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유비쿼터스 사회로 가는 길

인터넷의 일반화와 IT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회로의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사회로 표현되는 지능 기반의 네트워크 사회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과거 기술발전 위주의 IT입국 단계를 거쳐 현재는 세계 최고의 IT인프라 구축, 세계 일류의 IT 제품 개발 등을 통해 OECD 국가 중 IT 제조경쟁력 1위와 IT 종합경쟁력 6위의 IT 강국으로 도약했다. 이제 IT의 발전이 ‘인간 삶의 질 향상’을 가능케 하는 유비쿼터스 사회로의 진입을 준비할 때다. 유비쿼터스 사회에서는 모든 사물이 지능화되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발달된 IT기술이 우리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원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우려되는 정보격차 문제나 개인 사생활 침해 등의 역기능을 보완한다면 궁극적인 인간 삶의 질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비쿼터스 사회의 실현은 이제 더는 먼 얘기가 아니다. 이미 홈네트워크 시범사업이나 u코리아 추진 전략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현실화돼 가고 있다. 정부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사회’의 진입을 목표로 하는 u코리아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IT839 전략’이라는 신성장전략을 수립해 단일 서비스 제품 구조에서 융·복합 서비스 제품 구조로 IT산업의 체질을 바꾸려 하고 있다. 즉 홈네트워크 등 8대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광대역통합망(BcN) 등 3대 첨단 인프라 투자와 디지털 TV 등 9대 신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해 IT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의 디지털 TV 전송방식 결정은 관련 산업 성장의 초석이 될 것이란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u코리아 전략의 실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반이 되는 인프라의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 미국의 IT 저술가 조지 길더가 미래사회의 모습을 ‘빠르고 값싼 광전송망과 무선인터넷 기술이 만들어내는 세계’로 표현되는 ‘텔레코즘(Telecosm)’시대로 정의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사회에서는 광통신과 무선기술의 발달과 같은 인프라의 발전이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즉 텔레코즘 인프라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네트워크에 접속해 정보를 교환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비쿼터스 사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텔레코즘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유선·무선·방송 등 정보통신 인프라간 균형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존 서비스 사업자들간 경쟁 활성화 정책 및 규제만으로는 유비쿼터스 인프라 구축이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광대역 인프라 구축에 사업자들의 투자 동기를 유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과거 사업자간 서비스 기반 경쟁 활성화보다는 미래 정보통신 인프라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또 융·복합 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정보통신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사업자들간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협경 관점의 정책 및 규제환경의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 등 부문간 서비스 경쟁관계를 넘어 서로를 보완 관점에서 바라보고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의 발견과 이를 통한 새로운 시장의 창출로 활용해야 한다.

 정보통신정책이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해 인프라 투자 동기 유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개돼 사업자들이 과감히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 통신사업자도 이미 정부의 u코리아 전략에 맞춰 오는 2010년까지 총 67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KT는 BcN, u센서 네트워크, IPv6 등 첨단 인프라 구축의 핵심역할 수행을 위한 투자계획을 준비중이다. 특히 금년에는 2조3000억원 투자를 포함한 전체 민간투자의 25%를 담당해 핵심 상용기술의 개발,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 및 신규서비스 보급을 주도할 계획이다.

 유비쿼터스 사회로 가는 길은 이제 열리기 시작했다. 중요한 일은 개념의 정립뿐 아니라 어떻게 실현하는가에 달려 있다. 초고속인터넷 보급을 통해 IT강국 구현에 기여해온 KT는 이제 유비쿼터스 사회로 가는 길의 개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용경 KT 사장 ceo@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