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고현진 원장은 최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7년까지 리눅스 등 공개소프트웨어(SW)를 활성화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고 원장은 사업추진을 위한 자금이 확보됨에 따라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2007년에는 국내 서버시장의 25%, PC시장의 10%를 리눅스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세계적으로 리눅스를 비롯한 공개SW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에서도 진흥원이 공개 소프트웨어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있는 발표였다.
고 원장은 그러나 앞으로의 진행방향과 관련한 모든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한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극구 답을 회피했다. 진흥원의 장기 로드맵에 투입될 자금은 어느 정도 규모로 마련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일단 답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다만 “충분한 자금은 확보했다”고 덧붙였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한 대답을 회피한 것이다.
고 원장이 답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정부가 리눅스를 비롯한 공개SW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면 SW 분야의 통상마찰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진흥원 측의 설명을 뒤늦게 들었다.
하지만 고 원장이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금액이 너무 적어서 그럴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론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며 정통부와 진흥원은 연간 80억원 정도를 예산으로 확보하고 있다. 적지 않은 금액같지만 진흥원이 발표한 거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추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웃 중국과 일본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궁색하기 그지 없는 금액이다. 고 원장은 금액은 중요하지 않고 공개SW로 가기 위한 의지와 인식변화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준비했던 공개SW 관련 사업이 늦춰진 이유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자칫 ‘요란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국내 공개SW 산업육성책에도 적용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컴퓨터산업부=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