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의 94%가 해외로 업무를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8개 업종의 미국 기업 중 66%가 해외로 업무를 이전시킨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결과는 실리콘밸리네트워크, 베이지역 경제포럼, 스탠포드 기술혁신 경영프로젝트 등이 후원한 오프쇼어링 조사에서 밝혀졌다.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결성된 베이 지역 경제포럼 신 랜돌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오프쇼어링 추세가 확실하다”면서 “전 세계 경제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이러한 추세가 모든 일자리가 반드시 해외로 이전될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9000여건의 대기업 채용 광고를 대상으로 한 ‘베이 지역 취업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및 SW 분야의 구직 광고 4개 중 1개는 베이 지역의 일자리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쇼어링은 지역의 고용에 기여하는 많은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베이 지역이 기술혁신과 연구, 그리고 창업을 위한 매력적인 장소로 여전하지만 대량 생산과 사무 지원업무를 유지하기에는 너무 비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소 반도체업체들은 지난 20년 동안 외주 계약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해 왔다. 인텔 같은 대형 반도체업체들도 베이 지역에는 새로운 생산공장을 건설하지 않고 있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CEO와 휴렛 팩커드(HP) 칼리 피오리나 CEO는 최근 성장이 베이 지역 이외의 다른 곳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W 개발업체들은 인도 같은 지역의 프로그래머나 콜센터에 의존해 일을 해오고 있다.
한편 랜돌프 회장은 “인도에서 일자리가 하나 만들어진다고 해서 베이 지역에서 일자리가 반드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업의 경쟁력 개선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데는 복잡한 패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프쇼어링 때문에 기업들이 살 수 있는 값싼 SW와 장비가 이들의 경쟁령 향상에 기여한다”면서 “이는 반드시 제로섬 게임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코니 박 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