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5년이 되면 걸어다니고 말하며 생각하는 날씬한 인간 모양의 로봇이 요즘의 MP3 플레이어 ‘i포드 (iPod)만큼 흔해질지 모른다.
최소한 이 같은 로봇들은 이미 영화 ‘아이, 로봇 (I, Robot)’에 나오고 있다. 거액을 들여 만든 이 스릴러 영화가 지난 16일 개봉돼 기존의 투박한 로봇과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기존 로봇은 수술을 대신하고 자동차를 만들고 먼 위성을 탐험하고 있다. 심지어 인간의 집에서 인간과 같이 생활한다. 진공청소로봇 ‘룸바 (Roomba)’는 마루를 청소하고 ‘로보모우어(RoboMower)’는 잔디밭을 깎는다. 이는 분명히 만화 영화 ‘우주가족 젯슨스’에 나오는 로봇의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 수준으로 나아가는 최소한 첫 걸음은 될 것이다. 로봇 연구원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로봇은 걸어다니면서 인간의 명령을 이해하고 그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자율적인 로봇이다.
로봇 과학자인 찰스 오티즈는 멘로 파크 소재 SRI인터내셔널 건물내 자신의 회의실 탁자에 올려 놓은 영화 ‘로스트 인스페이스’에 나오는 로봇의 모형을 가르키며 “궁극적으로 바로 저런 로봇이 이 곳 연구원들이 연구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그가 지칭하는 로봇은 2035년 이전에 개발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SRI를 방문하면 언젠가 ‘아이, 로봇’의 배우들조차 21세기 초와 같은 구닥다리로 보이게 만들지 모를 그런 첨단 로봇 기술들을 볼 수 있다.
우선 걸어다니는 로봇은 잊어라. 수영하거나 날라다니거나 꿈틀거리는 로봇을 상상해보라. SRI는 로봇에게 마치 생물체처럼 달리고 펄쩍 뛰고 기어 오를 수 있는 인공근육을 개발 중이다. SRI는 정부로부터 수주한 센티봇 개발 계약을 완료했으며 지금은 센티봇 연구를 계속 발전시키기 위한 추가 지원처를 물색 중이다.
매사추세츠 노스보로 소재 로보틱스트렌드사의 댄 카라 사장은 “로봇이 머지 않아 대거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카라 사장은 “현재 로봇 산업은 지난 77년 PC 산업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로봇 접수 안내원 ‘발레리’ 등 많은 로봇을 개발했던 카네기멜론 대학 로봇학 연구소 라이드 사이몬스 교수는 영화 ‘아이, 로봇’처럼 인간이 언젠가 개인용 로봇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때가 언제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2035년까지”라고 농담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10년 이후를 예상하는 과학자라면 분명 과학적 근거에 의한 예측이라기보다 추측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