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에도 `거품?`

사진; 생물학적, 화학적 화합물 27종을 감지할 수 있는 나노시스의 바이오센서 칩과 중합체

나노기술 회사인 나노시스의 상장 예정가가 투자자들이 비교적 입증되지 않은 이 기술분야에 대거 투자할 의향을 보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나노시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공모(IPO) 계획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주당 15∼17달러에 625만 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 가격대에 공개되면 IPO 조달액은 무려 1억600만달러에 이른다. IPO 이후 발행주식수도 2200만 주 정도에 달하게 돼 시가 총액은 3억7100만달러에 이른다. 발행주식수로 계산한 시가 총액은 지난해 매출액 300만달러의 120배를 넘는 수치로 지난 2000년의 닷컴 IPO 절정기를 연상시킨다. 이 회사는 지난 해 920만달러, 주당 14달러17센트의 적자를 냈으며 아직 흑자를 올리지 못했다.

몇년 만에 가장 성공적인 기술 IPO를 마무리한 뒤 지난 달 주가가 급등했던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닷컴도 시가 총액은 주가의 14배 밖에 되지 않았다. 오라클과 시벨 시스템스 같은 세일즈포스닷컴의 경쟁사들도 시가 총액은 매출의 6배를 밑돌고 있다. 이처럼 나노시스의 시가 총액 대비 매출 비율이 세일즈포스닷컴이나 오라클, 시벨 시스템스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나노시스의 상장은 나노기술에 대한 투자 거품이 시작되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일부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은 이미 나노기술 투자의 거품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유명한 벤처투자자 비노드 코슬라는 올 초 초기 엔젤투자자들과의 토론에서 “나노기술 거품이 닷컴 거품과 유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나노시스가 자체 개발했거나, 대학 또는 연구소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기술을 토대로 획득한 특허나 특허 신청한 기술은 250건이 넘는다. 나노시스의 연구 결과는 태양에너지판, 컴퓨터메모리칩,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스크린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말로 끝난 3개월 동안 117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매출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