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물 불법공유로 피소위기 네티즌들

 ‘법적대응을 중지해달라!’

 인터넷에서 저작물 불법공유한 혐의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한 네티즌들의 공격대상이 법률대리인에서 의뢰자인 영화사로 바뀌고 있다. 저작물 공유행위에 대한 처벌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음을 간파한 네티즌들이 힘겨운 법정싸움 대신 대외 이미지에 민감한 영화사 측의 ‘용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공격대상이 된 곳은 영화 ‘킬빌2’ 수입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 태원은 지난 5월 ‘킬빌2’가 개봉 전에 P2P 등으로 불법공유되자 법률사무소 동녘에 대책마련을 의뢰해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6개 저작권자 가운데 한곳이다. 본지 7월 13일자 13면 참조

 태원의 인터넷 게시판(http://www.taewonent.co.kr)에는 최근 며칠동안 ‘법적대응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수십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소송을 의뢰한 저작권자가 더 있음에도 태원이 주공격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경각심을 일으키면 경고조치로 끝낼 수도 있다”던 태원 측이 다른 5개 저작권자와의 공조문제로 결국 동녘에 모든 것을 일임하게 된 때문이라는 분석. 게다가 제대로 된 게시판을 제대로 갖춰놓은 곳이 태원 밖에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태원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협박형부터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 선처를 부탁드린다’는 읍소형 등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고 급기야는 태원 영화 불매운동 포스터까지 등장했다. 조만간 포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오프라인 불매운동이 펼쳐질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태원 측은 게시판 공지를 통해 ‘직접 도와드릴 수 없는 점 사과 드립니다. 합의금 문의가 있으신 분은 조XX 변호사와 상담 바랍니다’라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동녘은 단지 법적 대리인일 뿐”이라며 “책임 떠넘기기를 그만둬라”고 집요하게 나오고 있어 태원 등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