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 강화 조치와 휴대폰 단문 메시지(SMS)의 보급 확대로 중국 인터넷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했다.
중국 인터넷네트워크 정보센터(CINIC)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수는 8700만명으로 지난 연말에 비해 9.4%,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8%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는 지난 1997년 말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던 중국의 인터넷 시장을 감안하면 기대치에 훨씬 밑도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전년대비 72%와 48%의 증가율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컴퓨터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강력히 통제하고 있는데다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휴대전화가 인터넷 산업의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베이징 텔레커뮤니케이션 컨설팅 기업인 BDA중국 지사의 던칸 클라크(DunCan Clark)는 “정부의 엄격한 통제로 인터넷 업체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2002년 베이징의 인터넷카페에서 발생한 화재로 1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국 당국은 재오픈한 인터넷카페에서 미성년자들이 웹서핑을 하거나 온라인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펴왔다. 특히 인터넷 카페 입장시 신분증을 제시토록 하는 등 규제정책을 강화한 결과 미성년자들은 인터넷 카페 입장이 힘들어졌다.
그러나 인터넷 성장률 하락세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휴대폰 단문메시지 서비스의 보급 확대다. 현재 3억명에 달하는 중국내 휴대폰 가입자들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SMS를 적극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카페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왕이(19)씨는 고향에 있는 부모들과 연락을 취할 때 인터넷을 가끔 이용하기는 하지만 SMS가 훨씬 편리하다고 말한다. “부모님도 e메일을 갖고 있지만 SMS를 보내는 것이 가능한 데 굳이 인터넷을 이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이다. BDA 중국 지사의 인터넷 분석가인 후 웨이(Hu Wei) 역시 “휴대폰이 갖고 있는 즉시성과 휴대성이 중국인들을 매료시키면서 SMS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