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휴대폰업체인 삼성전자가 최근 1위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을 제쳐두고 KTF에 신제품을 잇따라 공급,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사는 각각 휴대폰 시장과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을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공급받는 방법으로, 후발업체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200만화소 카메라폰에 이어 300만화소 제품을 SK텔레콤에 앞서 KTF에 공급하자, 양사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최근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자회사를 통해 휴대폰을 사업 확대하면서, 업계의 대표주자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사 확인 결과, SK텔레콤이 하반기 자사에 공급되는 모든 휴대폰에 한국형 무선플랫폼인 위피(WIPI)를 탑재키로 결정하면서, 개발환경이 복잡해져 이같은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SK텔레콤이 위피를 도입하면서 플랫폼을 이중화시켜 KTF나 LG텔레콤에 비해 휴대폰 개발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와 팬택&큐리텔 등 주요 휴대폰업체들도 SK텔레콤용 제품 개발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위피 도입으로 개발환경이 크게 달라져 일시적으로 휴대폰 개발 기간이 1∼2달 가량 늘어나게 됐다”며 “SK텔레콤이 제시하는 사양이 KTF나 LG텔레콤보다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발조건을 충족한 기업의 제품부터 계획대로 출시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200만·300만화소 카메라폰은 예정대로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앞으로 SK텔레콤과 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1일부터 시작된 2차 번호이동성 제도에 따라 SK텔레콤이 KFT의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휴대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시장지배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관계를 돈독히 해둬야만 휴대폰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이라며 “SK텔레콤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가장 먼저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