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수신제한시스템(CAS) 개발업체인 텔리맨(대표 김용만)이 최근 중국 정부의 ‘CAS 인증 시험’을 통과, 중국 CAS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텔리맨의 김용만 사장은 25일 “지난해 7월 중국 정부가 정부 인증을 받은 CAS만 중국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CAS 인증 제도를 도입한이래 1년간 테스트를 거쳐 이달 통과했다”며 “기술 검사 등 주요 항목에서 모두 합격을 받았으며 이달말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인증서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텔리맨의 중국 CAS 인증은 세계 1위 CAS 업체인 NDS에 이어 두번째다. 이에 따라 텔리맨은 케이블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는 거대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열쇠를 쥐게 됐다.
◇거대 중국 시장 공략 시작=중국은 현재 1300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있으며 가입자는 1억 2000여만명에 달한다. 이중 80여 SO가 CAS를 선정해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대부분 1만명 이하에 그친 초기 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까지 디지털케이블방송 가입자를 5000만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 시장을 놓고 영신동방·중시연·천백·창흥 등 4개 현지사업자와 세계 CAS 시장을 이끄는 NDS·나그라비전·이르데토액세스 등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텔리맨은 외국업체 중 NDS에 이어 2번째로 인증을 받아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하북성 보정시를 비롯해 광동성 6군데, 동북 3성 5군데 등과 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내 3∼4군데와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중국 시장은 CAS 사업자를 바꿀 수 있는 사이멀크리프트가 속출할 전망이어서 초기 시장 경쟁이 더욱 가열될 예정이다. 이미 상해케이블TV와 심천케이블TV가 사이멀크리프트를 통한 사업자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시장에도 영향=국내 CAS시장은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의 자회사인 NDS가 위성방송과 케이블방송 양쪽 모두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상황이다. CAS는 한번 결정되면 쉽게 바꿀 수 없어 향후 국내 유료 방송 시장에 NDS의 입김이 세질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국내 업체의 중국 인증 획득을 계기로 CAS업체를 견제할 수 있는 사이멀크리프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김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사이멀크리프트를 채택해 CAS업체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다”며 “하반기에 국내 위성 및 케이블방송사업자에게 사이멀크리프트 실험을 해 볼 것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기존 CAS사업자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한다면 방송사업자도 득”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