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소프트웨어(SW)가 매우 중요하다고 모두 입을 모은다. SW산업은 부가가치율이 40%(정보통신산업 평균 부가가치율은 20%)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SW산업 자체의 국가경제 기여도는 물론 제조·금융·물류·서비스 등 타 산업의 효율성과 국제경쟁력을 높여주는 등 국가 경제·사회 전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지는 첨단 유망산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SW산업의 실상은 어떠한가. 우리는 현재 전체 SW 생산액 중 불과 3%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의 주요 경쟁국들은 자국 SW 생산액의 50∼80%를 수출하고 있다. 또 세계 SW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미국과 EU시장에는 우리 SW기업들이 진입을 거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혹자는 내수시장 기반이 있어야 수출 경쟁력이 생긴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쟁국들을 보자. 인도, 이스라엘, 아일랜드, 핀란드, 캐나다, 호주 등 국가들은 모두 내수시장이 열악한 산업구조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관·산·학이 함께 해외시장 중심으로 육성코자 하는 전략을 수립, 해외시장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 개발과 서비스의 공급 역량을 키워 지금처럼 세계적인 SW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협소한 국내시장(세계 SW시장의 2% 수준)에서 안주하고자 하는 시각으로는 우리나라 SW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음은 물론, 2·3차 산업의 경쟁력마저 저하할 우려가 크다. 국내 기업과 산업은, 세계 일등 수준의 SW가 핵심이 되는 지식집약화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실현시켜야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SW 수출 경쟁력을 적시에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전략의 심층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세계 SW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과 EU시장진입을 위한 해외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전략이다. 우리 SW기업은 대부분 중소벤처기업으로, 해외시장에서 생소한 브랜드 이미지, 검증되지 않은 기술력, 현지 시장의 고객과 경쟁 업체에 대한 정보부족, 언어 문제, 법률 문제,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현지 시장진입 교두보를 직접 구축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갖춘 현지 사업자 또는 기업을 활용하는 마켓 이네이블이러 전략과 함께, 해외 유수 기업과 국내 기업이 공동으로 SW를 개발하는 합작생산 (Co-Production) 전략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진국 및 개도국 시장진입을 위한 정부 간 윈윈(win win) 전략이다. 시행방안으로는 상호 상대국의 프로젝트에 호혜적으로 참여해 서로 수출 증대 효과를 거두는 전략이라 하겠다. 이 경우 자본 및 기술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합작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공동 펀드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현지 시장의 이해, 인적 네트워크의 형성, 성공사례의 축적을 통해 SW 수출 활성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셋째, 국제 경쟁력을 갖춘 SW 인재양성이다.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탐낼 만한 수준의 SW 엔지니어 양성은 물론 해외 IT마케팅-기획-컨설팅 전문가의 양성도 필수적이라 하겠다. 이를 위해, 대학과 산업계의 긴밀한 협력 하에 각각 특화된(또는 학제적인:interdisciplinary) 분야에 집중하여,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전하고 목표시장의 수요에 창조적 대응력을 갖춘 인재양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SW관련 컨설팅이나 마케팅 전문가들은 타 산업에서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감각을 쌓아온 전문가들을 영입, SW 수출 전문가로 전환해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SW산업이 주요 SW 강국 수준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경쟁력 관점에서 본 우리 SW산업의 강점·약점·기회요인·위협요인의 면밀한 분석,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입 전략의 실천, 전략 실행 결과의 측정, 측정 결과를 토대로 개선을 해나가기 위한 산업계-학계-정부의 공동 노력이 수반 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SW 강국의 수준에 이를 때까지 꾸준하게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단형 한국소프트웨어컴포넌트컨소시엄 회장 danlee@i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