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올림픽 개막을 보름 남짓 앞둔 상황에서 올림픽 관계자들은 테러공격 대비 등 막바지 보안점검으로 분주하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현실 세계의 보안 못지 않게 바이러스나 웜의 데이터 네트워크 공격 등 사이버세계의 보안 문제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C넷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테네올림픽 공식 후원업체이자 데이터 및 방송 네트워크 구축 담당 사업자인 아토스 오리진의 잔 세발리에 부회장은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공격하거나 또는 실수로 바이러스가 유포되어 네트워크와 서버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토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때 시스템 통합(SI)을 맡았던 업체로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및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의 네트워크 구축까지 담당한다.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도 네트워크 보안은 중요했지만, 이번 올림픽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동계올림픽 당시는 9·11테러가 발생한지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이어서 테러가 가장 큰 이슈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상황이 달라졌다. 매년 바이러스나 웜 등에 의한 해킹건수와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미국 기업의 82%가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한 피해액은 2천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에 따라 아테네올림픽 네트워크 보안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토스는 바이러스 등 해킹 공격에 대비해 네트워크에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과 침입 탐지 시스템을 설치하고, 아키텍처 구조도 변경했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주로 웹과 e메일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네트워크에서 인터넷으로의 접속을 차단했다.
회사는 또한 만약의 네트워크 피해에 대비하여 한층 복잡해진 가상랜(VLAN)도 설치했다. 가상랜은 각각의 네트워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한 네트워크가 피해를 입어도 피해가 확산되지 않는다. 아토스는 이미 지난 19일 보안, 정전, 장비고장, 경기일정 변경 등 약 300개의 위기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테스트 하는 등 최종 리허설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달 초 대부분의 경기장에 발전기가 갖춰지기 전 아테네를 비롯한 그리스 남부에서 실제 정전이 발생했었다. 이에 대해 아토스는 정전이 좋은 교훈이었다면서 개막일까지는 모든 경기장에 발전기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발리에는 “이번 올림픽 기간에 IT 및 통신네트워크와 관련해서는 어떤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