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고르는 기준이 크게 바뀌고 있다.
20년전 휴대폰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갖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줬다.
10년전 디지털이 도입되면서 통화품질이 최고의 가치였다. 그래서 ‘한국에 지형에 강하다’는 컨셉으로 애니콜이 국내 대표 휴대폰 브랜드로 우뚝 섰다. 산이 많은 국내 지형을 고려한 제품 기획이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90년말에는 디자인이 우선 순위였다. 작고 가볍고 예쁜 휴대폰이 인기가 높았다. 회사들은 제품의 디자인을 강화하며 외형에 많을 투자를 했다. 지금도 휴대폰 디자인은 한국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2000에 접어들면서 휴대폰은 혁명적을 변화를 시작한다. 컬러폰의 등장이다. 80년 후반 컬러TV가 보급될 때처럼, 컬러폰은 휴대폰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대부분 사람들이 휴대폰을 새로 장만했다. 화려한 휴대폰에 매료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서막에 불과했다.
카메라폰을 시작으로 컨버전스(융합)이 혁명이 일어났다. TV폰, MP3폰, 게임폰 등 갖가지 기능이 휴대폰 안으로 들어왔다. 휴대폰은 더 이상 통신만의 수단이 아니다. 즐길 수 없는 휴대폰은 휴대폰이 아닌 시대가 열린 것이다. 휴대폰은 이제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기기가 됐다.
◇카메라폰 기능 경쟁=휴대폰의 엔터테인먼트 경쟁을 촉발한 카메라폰은 어느새 300만화소 시대를 열었다. 휴대폰으로 디지털카메라처럼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휴대폰업계는 “카메라폰이 디지털카메라의 수요를 대체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휴대폰업체들은 화소 경쟁에서 벗어나, 성능 경쟁으로 전환했다. 기술의 한계로 여겨졌던 300만화소를 구현함에 따라 이제 얼마나 디지털카메라에 가까운 성능을 구현하느냐가 카메라폰의 차별화 요인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광학줌 등 디지털카메라에서만 볼 수 있었던 기술을 카메라폰에 접목함으로써, 기능적인 완벽도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LG전자와 팬택&큐리텔이 300만화소 카메라폰을 내놓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300만 화소를 경계로 카메라폰의 기능 경쟁이 시작됐다”며 “카메라폰 대 카메라폰은 물론 카메라폰 대 디지털카메라간의 성능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폰 쏟아져=고화소 카메라폰을 시작으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갖춘 휴대폰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TV폰이 등장해 통신은 물론 방송계의 눈길을 붙잡은데 이어 올해는 MP3폰이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MP3와 휴대폰이 결합한 MP3폰은 64화음 지원으로, CD 음질의 음악을 제공, 젊은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는 벌써 대박 예감으로 흥분,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중이다.
게임폰도 관심의 대상이다. 온라인게임 강국답게 다양한 콘텐츠도 확보했다. 특히 3차원(3D) 기술이 휴대폰에 접목하면서 휴대폰으로도 입체감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게임폰은 올해 하반기 최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라디오도 휴대폰 안으로 들어왔다. 짬을 이용해 라디오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즐거움을 못주는 컨버전스는 의미가 없다”며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휴대폰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신기능 휴대폰도 속속=서비스의 통합도 휴대폰의 많은 변화를 줄 전망이다. 당장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이 선보일 예정이다. 움직이면서 위성 DMB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휴대폰이 또 한번 혁명적 변화를 시도할지 지켜볼 일이다. 위성 DMB는 고화질의 영상과 CD수준의 음악을 이동중에도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낳게 한다.
유선전화와 이동전화를 하나의 단말기로 이용하는 원폰도 등장한다. 휴대폰과 유선전화기가 결합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휴대폰 기능의 발전이라는 점에서 향후 몰고올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과 PC를 결합한 스마트폰의 대중화도 진척되고 있다. 통신 환경이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환경)를 지향하면서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하나의 단말기로 통신, 금융, 방송 등 모든 기능을 다 지원하는 올인원(All in One) 단말기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내 손안의 즐거운 세상’을 휴대폰이 만들어가고 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