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지금 다국적 기업 네트워크 타고 세계로 간다.’
통신 인프라 강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 네트워크 장비 기업들이 다국적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국내의 앞선 통신 인프라와 통신장비업계의 기술력이 입증되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글로벌 파트너로 해외 동반 진출하는 사례들이 이어지는 것. 특히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영업을 위해 생색내기로 파트너로 삼거나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민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네트워크 업체들 중 다국적 기업들의 본사와 직접 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L4∼7 전문 이스라엘 기업 라드웨어와 FSD(Fail Safe Device) 장비 공급 계약을 추진하는 화영정보통신(대표 이재천 http://www.whayoung.com). 칩입방지시스템(IPS) 등 보안장비의 장애 발생시 네트워크 흐름이 끊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회 경로를 만들어 주는 FSD 장비는 라드웨어코리아와 화영정보통신이 기획하고, 한아시스템에서 분사한 알피에이네트웍스(대표 김만철 http://www.rpa.co.kr)가 개발했다.
이미 라드웨어코리아와의 협력을 통해 한미은행, 삼성전자 등에 장비를 납품했으며, 현재 이스라엘 본사에서 자사의 침입 IPS와 패키지로 판매하기 위해 장비를 시험중이다.
정윤연 라드웨어코리아 사장은 “조만간 장비 성능 시험을 통과할 것이 확실하다”며 “네트워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시장의 필요에 의해 개발된 제품이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수요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히다찌와 협력,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는 윌비솔루션(대표 염장필 http://www.willbesolution.com)도 다국적 기업과 국내 벤처기업의 협력 모델을 보여주는 케이스. 이 회사는 금융솔루션을 개발하는 전문기업으로 LG히다찌와 공동으로 대화형고객관계관리(iCRM) 솔루션을 개발, 일본 3개 사이트에 공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의 최대 전자정보통신·의료기업인 지멘스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다산네트웍스(대표 남민우 http://www.da-san.com)의 경우는 좀더 포괄적인 진출 전략이 구사된 경우다.
투자유치를 통해 지멘스의 계열사로 편입된 다산네트웍스는 지난달 제품 개발·공급 및 판매망 확보에 관한 사업협력 조인식도 체결했다. 향후 3년간 지멘스에 다산네트웍스 제품을 공급함은 물론, 한국·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다산네트웍스 제품에 대한 지멘스의 독점적 판매권 등을 골자로 했다.
또 향후 5년간 1억유로 규모의 연구개발비 투자를 통해 IP기반의 각종 네트워크 장비도 공동 개발, 차세대 통신시장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노텔과 국내 광전송장비업체의 협력 사례도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겨냥했다. 지난해부터 추진된 노텔과 국내 업체 간의 협력은 대용량 장비는 노텔이, 소용량 장비는 국내 벤처기업이 개발을 맡는 분업 형태다.
각자의 전문 분야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조만간 공식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과 기업들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국내에서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만들어낸 제품들이 해외 다국적 기업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