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중가요중에 ‘바꿔’라는 노래가 유명세를 떨친적이 있다. 선거홍보용으로 개사되어 유세에 이용되기도 했다. ‘진부하고 낡은 정치를 바꾸자’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그토록 ‘바꿔’를 외치던 그당이 집권했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금도 바뀌고 있다.
참여정부가 ‘바꿔’를 외친다면 그에 대한 정당성은 있다. 바뀌기를 바라는 많은 국민들이 참여정부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국민의 의지를 등에 업은 만큼 현 정권은 바꾸는 것에 대해 당당할 수 있다. 깨끗한 선거를 확립하고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등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보지 못한 개혁이다. 자기는 물론이고 상대편의 금고까지 열어 온 국민에게 내 보여준 것은 그야말로 대단한 ‘바꿈’이다.
하지만 바뀌는 것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면 자칫 중요한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바뀌어야 할 것과 바뀌지 말아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계선을 저울질 하지 못한다면 정체성이 흔들린다. 개혁이 ‘미명’이 될 수도 있다.
내수가 위축되고 그나마 낳았던 수출도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경제가 장기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모두들 근심이다. 무엇보다 이 난국을 탈피하는 것이 정책의 우선순위다. 경제 정책가들은 앞을 내다보고 산업을 일관성 있게 몰아가야 빨리 현재의 불황을 탈출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에 대한 정책이 일관성 있어야 한다. 바뀌지 말아야 한다. 이미 궤도에 올라 가속도를 높이는 산업이라면 만족할만한 결과가 있을때까지 꾸준해야 한다. 정책이나 사람이나 믿고 맡겨둬야 한다. ‘오대영’의 별명을 얻었던 히딩크 감독이 4강신화를 이끌었듯, 사람에 대한 진득한 믿음이 필요한 때다. 바뀌어야 할 것은 관행이다. 기관장 자리는 때마다 선거의 뒤풀이용으로 전락했다. 전문적 식견보다는 정치적 입김이 우선해 왔다. 기관장 자리가 선거 낙마자의 선물용으로 고정되어서는 산업의 일관성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문화산업이 궤도에 올랐다. 이젠 정책이나 사람이나 믿고 맡겨둬야 할 때다. ‘좌불안석’으로 어떻게 산업을 진흥시키고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하겠는가. 바꿀 것은 바꾸되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은 바꾸지 말자. 모두가 의욕을 가지고 안심하고 일하도록.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