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통해 인터넷은 물론 t커머스, 금융,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TV포털’ 시대가 이르면 올해 말 개막될 것이라고 한다. 가전업체들이 방송 시청은 물론 인터넷, t커머스 등 포털서비스 기능까지 갖춘 디지털TV를 내놓을 예정으로 있는 데다 홈네트워크 및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TV포털 사업을 벌이기 위해 제휴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TV포털 시대 개막은 한마디로 PC 중심으로 된 인터넷 접속이 안방에 있는 TV로 가능해지는 것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TV가 ‘바보상자’에서 벗어나 종합 멀티미디어기기로, 그것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서 핵심서버로 당당히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흑백TV에서 컬러TV로의 전환과 인터넷의 등장이 우리 사회와 산업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지만 TV포털은 그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TV포털 자체가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의 기본 토대를 갖추는 것이어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다양한 서비스와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TV에서 소개하고 있는 지역 명소를 그 자리에서 선택해 관광정보, 교통편, 숙박 및 먹거리 등 부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TV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들면 곧바로 구입도 가능해지고 다른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등 그동안 단순히 구상만 하던 것이 모두 실현 가능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일상 생활도 혁신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TV포털은 인터넷 기반은 물론 그나마 닦아놓은 인터넷 사업에서의 수익기반을 송두리째 빼앗아 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크다.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이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특히 이런 파괴력 때문에 아날로그TV를 통해서도 인터넷TV라는 TV포털을 시도하려는 노력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큰 진전은 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인터넷이란 디지털과 TV라는 아날로그 융합에 따른 기술적 처리 미흡과 인식부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TV포털을 손쉽게 가능케 하는 디지털TV가 등장한데다 최근 전송방식까지 확정, 보급 확대기반이 마련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100만원대 이하의 보급형 확산 계획 등 디지털TV 확산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내놓을 경우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TV포털이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활용되고 인터넷처럼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본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핵심 단말기인 디지털TV 보급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기본 인프라인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의 빠른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보급형 디지털TV 보급확산 계획이 기대된다.
특히 TV포털의 조기 활성화는 수요자들이 TV포털의 필요성을 얼마나 절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컴퓨터와 TV보다 더 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와 기능을 갖춰야 시청자나 컴퓨터 유저들이 많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디지털TV를 구입한다. 때문에 이들이 TV포털의 효용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하고 가치 있는 콘텐츠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한다.